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경향신문 언론사 이미지

쿠팡 ‘과로사 은폐 의혹’ 수사 속도…노동청, 택배노조 고발인 조사

경향신문
원문보기

쿠팡 ‘과로사 은폐 의혹’ 수사 속도…노동청, 택배노조 고발인 조사

서울맑음 / -3.9 °
2020년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과로사한 고 장덕준씨의 모친 박미숙씨가 12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본청에서 열린 택배노조 쿠팡 김범석 의장 고발인 조사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성동훈 기자

2020년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과로사한 고 장덕준씨의 모친 박미숙씨가 12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본청에서 열린 택배노조 쿠팡 김범석 의장 고발인 조사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성동훈 기자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한 전국택배노동조합이 12일 고발인으로 조사를 받았다. 쿠팡 산재사망 노동자 고 장덕준씨의 어머니 박미숙씨도 같은 날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전국택배노조는 장씨의 과로사 증거를 은폐·인멸한 혐의로 지난해 12월29일 김 의장을 고발했다. 장씨는 2020년 10월 쿠팡 경북 칠곡 물류센터에서 야간 근무를 하다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숨졌다. 당시 쿠팡 대표이사였던 김 의장은 전직 임원에게 “장씨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 “휴게시간을 부풀려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장씨가 사망 전 12주 동안 주당 평균 58시간40분에 이르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장씨는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졌고, 근로복지공단은 2021년 2월 장씨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했다.

김 의장은 이러한 장씨의 과로사를 축소·은폐하고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다. 노조는 김 의장의 지시 이후 장시의 근무 모습이 담긴 CC(폐쇄회로)TV 영상이 물을 마시거나 화장실에 가는 등 사측에 유리한 장면 위주로 재편집됐고, 수사기관에 제출되는 과정에서도 선별·누락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산업안전보건법 제56조 및 제57조 위반에 해당한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쿠팡은 ‘대외비 위기관리 대응 지침’ 등 내부 문건을 만들어 산재 사고 발생 시 유족의 산재 신청 의사를 사전에 파악하고, 합의를 통해 사건이 외부로 알려지지 않도록 관리한 의혹도 받는다. 유족에게 합의금을 제시하며 사건 내용 발설 금지와 민·형사상 이의 제기를 포기하는 이른바 ‘부제소 특약’이 포함된 합의서를 작성하게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노조는 2020년 장씨 사망 이후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이 쿠팡에 10만원의 과태료만 부과한 데 대해서도 내부 감사를 요구했다. 앞서 과로사대책위원회는 2020년 11월 김 의장과 노트먼 조셉 네이든 당시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대표이사를 산업안전보건법 및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 그러나 노동청은 야간 특수건강검진 미실시를 이유로 10만원의 과태료만 부과했고, 연장근로 제한과 연차유급휴가 미보장 등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강민욱 전국택배노조 쿠팡본부 준비위원장은 “쿠팡이 2020년 10월 국회에 제출한 자료만 봐도 고인이 주 52시간을 초과해 야간근무를 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며 “근로복지공단 역시 이러한 자료를 토대로 과로사를 인정했는데, 고용노동부는 당시 제대로 된 수사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씨의 어머니 박씨 역시 “덕준이 사망에 대한 책임이 고작 10만원일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뭐냐”며 “김범석이 덕준이의 산재 사고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 왜 그렇게 치밀하게 지시하고 조작했는지 숨김없이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지난 5일 이 사건을 산재예방감독과로 이송했고, 지난 6일에는 15명 규모의 쿠팡 전담 수사팀을 꾸려 산재 은폐 의혹 전반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쿠팡 ‘과로사 은폐 의혹’ 수사 속도…노동청, 택배노조 고발인 조사 : zu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