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종교지도자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종교계 지도자들을 만나 정교 유착 논란을 빚은 신천지와 통일교를 겨냥해 “우리 사회에 끼치는 해악을 너무 오래 방치해 폐해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불교와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민족종교 등 7대 종단 지도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며 신천지와 통일교 문제, 방중 성과 등 외교 이슈와 저출산, 지방균형발전, 남북관계 개선 등 다양한 국정·사회 현안에 대한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을 주고받았다고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강 대변인은 “특히 종교 지도자들이 ‘통일교와 신천지 등 사이비 이단 종교로 인한 폐해가 심각하다’며 ‘정교 유착을 넘어 시민들의 삶에 큰 피해를 주는 행태에 대해 엄정하게 다뤄 종교가 다시 국민에게 행복을 주는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참으로 어려운 주제지만 우리 사회에 끼치는 해악을 너무 오래 방치해 폐해가 매우 크다”며 공감했다고 한다.
이런 발언은 최근 신천지와 통일교가 조직적 당원 가입 등을 통해 선거에 불법 개입하는 등 정치에 개입하고 유착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국무회의에서 이를 “헌법 위반 행위”로 규정하며, 종교재단 해산 명령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종교 지도자들은 이 자리에서 “국가와 국민에 해악을 미치는 종교 단체의 해산은 국민도 동의할 것”이라며 “문제가 되는 종교재단의 자산으로 사이비 종교 피해자들을 구제하는 방안도 고민해달라”고 요청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 자리에서 “우리 사회에 갈등과 혐오, 증오가 참 많이 늘어나는 것 같다”며 “대통령이 해야 할 제일 중요한 일이 국민을 통합시키는 것이라고 하는데, 노력은 하고 있지만 한계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 종교의 본질이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며 “우리 국민이 화합하고 포용적인 입장으로 손잡고 살아갈 수 있도록 종교 지도자 여러분이 지금까지도 많은 역할을 해 주셨지만, 앞으로도 더 큰 역할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특히 “외교나 안보처럼 국가공동체의 존속이 달린 일을 두고 정쟁의 대상으로 삼으며 서로 싸우지 않게 큰 가르마를 타주시면 좋겠다”고도 했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의장이자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은 참석자들을 대표해 “국가 안보만큼 중요한 것이 국민의 마음 안보”라며 “국민 마음의 평안이라는 공동 과제를 놓고 지속적으로 협력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이 종교 지도자와 오찬 간담회를 가진 건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여 만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의장이자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과 천태종 총무원장 덕수스님,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스님, 김정석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이용훈 마티아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정순택 베드로 서울대교구 대주교 등이 참석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고경주 기자 go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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