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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가 본 미래]② 로봇을 움직이는 힘…AI·반도체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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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가 본 미래]② 로봇을 움직이는 힘…AI·반도체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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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지난 6~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는 로봇과 자율주행 기술의 진화만큼이나, 이를 가능하게 만든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기술의 구조적 변화가 두드러졌다. 전시장에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 기술이 대거 등장했지만, 산업의 주도권을 가르는 핵심 경쟁은 이들을 실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한 AI 연산 방식과 반도체 설계, 메모리 인프라를 둘러싸고 치열하게 전개됐다는 평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CES 2026에서는 로봇과 자율주행 확산을 전제로 한 인공지능(AI) 기술의 방향성이 뚜렷해졌다. 이번 전시에서는 ▲피지컬 AI ▲온디바이스 AI ▲엣지 AI가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며, AI가 단순히 결과를 생성하는 기술을 넘어 실제 환경에서 판단하고 제어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AI가 어디에서 연산을 수행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반도체 구조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가 로봇·자율주행 산업 경쟁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 '피지컬 AI'로 확장된 AI의 역할

먼저 피지컬 AI는 AI가 텍스트와 이미지를 생성하는 단계를 넘어, 물리적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기술을 의미한다. 로봇과 자율주행, 산업 설비처럼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는 AI가 대표적인 적용 대상이다. 이번 CES에서는 AI가 소프트웨어나 서비스 차원을 넘어, 현실을 움직이는 산업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강조됐다.

이 같은 흐름을 가장 전면에 내세운 기업은 엔비디아다. 엔비디아는 로봇과 자율주행, 공장을 하나의 AI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전략을 제시하며,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학습(training)에서 실시간 판단과 제어를 담당하는 추론(inference)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AI 성능을 좌우하는 요소 역시 연산량 자체보다, 현실 세계에서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지로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AI 일러스트=김정인 기자]

[AI 일러스트=김정인 기자]


◆ 온디바이스·엣지 AI, 로봇과 자율주행의 전제 조건

온디바이스 AI는 AI 연산을 클라우드가 아닌 기기 내부에서 직접 수행하는 구조다. 로봇과 자율주행은 네트워크 지연이나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즉각적인 판단이 요구되기 때문에, 클라우드 의존형 AI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이에 따라 초저지연·고신뢰·저전력을 전제로 한 온디바이스 AI 반도체가 핵심 기술로 부상했다.

여기에 엣지 AI는 공장이나 물류센터처럼 여러 로봇과 장비가 동시에 작동하는 현장 가까운 곳에서 AI 연산을 수행하며, 개별 기기의 판단을 보완하는 역할을 맡는다. 업계에서는 온디바이스 AI가 각 기기의 즉각적인 반응을 담당하고, 엣지 AI가 현장 전체를 조율하는 구조가 결합되면서 로봇과 자율주행을 위한 분산형 AI 인프라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왼쪽)과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 [사진=현대차]

보스턴다이나믹스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왼쪽)과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 [사진=현대차]


이번 CES에서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저전력 AI 칩과 신경망처리장치(NPU) 중심의 반도체 설계가 다수 소개됐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로봇과 모빌리티 환경을 고려한 자체 AI 칩 전략을 공개하며, 네트워크가 불안정한 환경에서도 클라우드 연결 없이 실시간 인식과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로봇과 자율주행 확산 과정에서 지연과 보안, 전력 소모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접근이다.

퀄컴 역시 고성능 로봇·산업용 프로세서 '드래곤윙 IQ10'을 선보이며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경쟁에 가세했다. 스마트폰 중심이던 AI 전략을 로봇과 산업 기기로 확장하며, 저전력 환경에서의 실시간 추론 능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 AI 반도체 경쟁, '칩'에서 '시스템'으로

이 같은 AI 구조 변화는 반도체 경쟁의 축도 바꿔놓았다. AI 성능을 좌우하는 요소가 단순 연산 능력이 아니라, 데이터 이동 속도와 메모리 구조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가 공개한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Vera Rubin)' 역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중앙처리장치(CPU), 네트워크, 메모리를 하나의 통합 구조로 설계하며 추론 중심 AI 시대를 전제로 한 시스템 경쟁을 강조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CES 2026 키노트에서 루빈 플랫폼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엔비디아]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CES 2026 키노트에서 루빈 플랫폼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엔비디아]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2026.01.12 kji01@newspim.com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2026.01.12 kji01@newspim.com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불리는 AMD도 초고성능 AI 반도체로 맞불을 놨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일(현지시간) CES 2026 개막을 앞두고 열린 기조연설에서 신형 그래픽처리장치(GPU) '인스팅트 MI455X'를 공개하며 차세대 AI 인프라 경쟁에 본격 가세했다.

리사 수 CEO는 "우리는 '요타 컴퓨팅(Yotta Computing)'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며 "AMD의 제품들은 이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타는 10의 24제곱 단위로, 인간 두뇌 수준을 넘어서는 초대형 연산 규모를 의미한다.

◆ HBM, 로봇과 자율주행을 떠받치는 보이지 않는 핵심

현장에서의 추론 이전에는 막대한 학습과 시뮬레이션 과정이 필요하다. 이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데이터센터 기반 AI이며, 이 과정의 핵심 인프라가 고대역폭메모리(HBM)다. 로봇과 자율주행 확산이 본격화될수록, 이를 학습·검증하는 데이터센터 AI 투자와 HBM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CES2026 SK하이닉스 전시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CES2026 SK하이닉스 전시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CES에서 HBM4 16단 48GB 제품을 공개하며 차세대 AI 메모리 기술력을 부각했다. TSV 기반 적층 구조와 GPU–HBM 결합 패키지를 통해 대형 모델 학습과 로봇·자율주행 시뮬레이션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역시 HBM4 양산 로드맵을 제시하며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전시보다 비공개 미팅을 중심으로 전략을 가져가며, HBM을 포함한 메모리와 시스템LSI, 파운드리를 아우르는 통합 공급 역량을 앞세워 주요 고객사들과 협력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AI 인프라를 반도체 단품이 아닌 시스템 단위로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 로봇·자율주행을 위한 AI·반도체, 방향은 분명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CES를 계기로 로봇과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AI와 반도체의 진화 방향이 한층 명확해졌다고 평가한다. 피지컬 AI를 중심으로 온디바이스·엣지 AI가 확산되고, 이를 학습과 검증 단계에서 떠받치는 데이터센터 AI와 HBM 수요가 함께 커지는 구조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추론(inference) 수요는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향후 AI 시스템은 순수한 연산 성능이 아니라 네트워크와 메모리 계층, 응답 속도에 의해 정의될 것"이라며 "이 같은 구조적 전환이 로봇과 자율주행 같은 실물 AI 확산의 핵심 조건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kji0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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