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KCC, 과수 전용 수성페인트 개발
신장률 24배 강화로 껍질 균열 방지…"기후변화 대응 핵심 기술"
신장률 24배 강화로 껍질 균열 방지…"기후변화 대응 핵심 기술"
과수전용 흰색페인트를 바른 복숭아나무 (사진=농촌진흥청) |
최근 기후변화로 겨울철 기온 변동 폭이 커지며 과수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과일나무의 '동사(凍死)'를 막아줄 전용 수성페인트가 개발됐다. 일반 건축용 페인트를 덧칠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태양광 차단과 신축 성능을 극대화해 나무의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기술이다.
농촌진흥청은 페인트 전문 기업 KCC와 공동 연구를 통해 과일나무 언 피해(동해) 예방 전용 흰색 수성페인트를 개발하고 이달부터 본격적인 보급에 나선다고 12일 밝혔다.
낮에는 반사하고 밤에는 보온…"온도 변화폭 4분의 1로"
최근 기후변화로 겨울철 기온 변동 폭이 커지면서 과일나무가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 이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한파가 닥치면 나무 조직이 얼어 터지는 피해가 발생한다. 실제 지난 2021년에는 영하 15도 이하의 한파로 전국 727헥타르(ha)의 과수원이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나무줄기에 흰색 수성페인트를 발라두면 낮에는 햇빛 반사로 나무껍질 온도가 과도하게 상승하는 것을 막고, 밤에는 기온 하강으로 인한 껍질 터짐을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그간 과수 전용 페인트 제품이 없어 일반 건축용, 외벽용 페인트를 활용해 왔다.
이번에 개발된 전용 페인트의 핵심은 '차열(遮熱)' 성능이다. 고반사 이산화티타늄과 실리카계 안료를 조합해 태양광 반사율을 92.1%까지 끌어올렸다. 일반 페인트보다 약 5~7%포인트 높은 수치다.
실험 결과 효과는 극명했다. 겨울철 낮 동안 아무 처리도 하지 않은 나무는 대기 온도 대비 온도가 최대 13.1도까지 치솟았지만, 전용 페인트를 바른 나무는 상승 폭이 2.6~3.5도에 그쳤다. 낮에 나무가 과열되는 것을 막아 밤사이 급격한 기온 하강 시 발생하는 온도 차 스트레스를 최소화한 것이다.
"고무처럼 늘어난다" 신장률 24배↑…방수성도 탁월
기존 농가에서 쓰던 일반 건축용 수성페인트는 나무가 성장하거나 기온에 따라 팽창·수축할 때 쉽게 갈라지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장률(막이 늘어나는 비율)을 대폭 강화했다.
마치 고무처럼 잘 늘어나는 성질 덕분에 나무껍질이 움직여도 페인트 막이 깨지지 않고 밀착되어 보호 성능을 유지한다. 또한 방수 성능도 기존 제품 대비 10배 이상(40분 이상 수분 차단) 높여, 세포막 파손의 원인이 되는 수분 침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여름철 햇빛 데임 피해도 예방 기대"
사용법은 간단하다. 사과·복숭아 등 나무 종류에 관계없이 지면에서 약 70cm 높이까지 붓이나 분무기로 골고루 발라주면 된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기술에 대해 공동 특허 출원을 마쳤으며, 올해 10ha 규모의 신기술 보급 사업을 통해 현장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윤수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과장은 "이번 기술은 기후위기 시대에 과수 재배 위험을 줄이는 실용적인 대안"이라며 "겨울철 언 피해뿐 아니라 여름철 고온으로 인한 줄기 데임 피해 저감 효과도 함께 검증해 보급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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