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다르 피차이(오른쪽) 구글 최고경영자와 존 퍼너 월마트 최고경영자가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전미소매연맹(NRF) 2026: 리테일 빅 쇼’에서 두 회사가 인공지능(AI)을 어떻게 도입하고 있는지를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구글이 월마트와 손잡고 인공지능 기반 쇼핑·결제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인공지능 챗봇에서 상품 추천을 넘어 결제까지 한 번에 진행하는 ‘인공지능 비서 기반 상거래’(에이전틱 커머스)를 둘러싼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간 주도권 경쟁이 한층 가열되는 양상이다.
구글은 11일(현지시각) 뉴욕에서 열린 전미소매연맹(NRF) 컨퍼런스에서 자사 인공지능 제미나이를 활용해 월마트와 계열 창고형 할인점 샘스클럽 상품을 곧바로 검색·구매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용자들은 앞으로 “수개월 안에” 제미나이를 통해 월마트·샘스클럽이 판매하는 의류, 소비재, 식품 등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구글이 새롭게 선보인 ‘유니버설 커머스 프로토콜’(UCP)이다. 유시피는 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신해 상품 탐색부터 추천, 결제까지 수행하는 인공지능 비서 기반 상거래를 위한 표준형 연결 규칙으로, 유통업체와 결제 서비스 사업자, 플랫폼에 흩어진 여러 시스템을 인공지능 비서가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처리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구글 검색의 ‘에이아이 모드’나 제미나이 플랫폼 안에서 ‘제품 검색 → 인공지능 추천 → 바로 결제’까지의 과정을 끊김 없이 진행할 수 있다.
구글은 쇼피파이·엣시·웨이페어·타깃·월마트 등 북미 주요 유통업체들과 함께 유시피를 공동 개발했다. 유통업체들이 인공지능 쇼핑 비서를 도입·확산하는 데 필요한 도구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이용자는 외부 쇼핑 페이지로 이동할 필요 없이, 제미나이 챗봇 안에서 구글 월렛에 저장된 정보를 활용해 구글 페이로 상품을 결제할 수 있게 된다. 향후 페이팔 결제도 지원될 예정이다.
구글과 월마트의 협업은 에이전틱 커머스를 둘러싼 빅테크 간 경쟁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오픈에이아이(AI)는 지난해 9월 챗지피티(Chat GPT) 안에서 상품을 직접 결제할 수 있는 ‘인스턴트 체크아웃’(Instant Checkout) 기능을 공개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 8일 자사 인공지능 챗봇 코파일럿(Copilot)에 유사한 기능을 도입했다. 월마트 역시 자체 앱에 인공지능 쇼핑 비서 ‘스파키’(Sparky)를 운영 중이다.
업계에선 검색 광고 사업을 통해 방대한 상품 데이터와 유통업체 네트워크를 이미 확보한 구글이 오픈에이아이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수의 미국 이용자가 쓰는 구글 페이를 보유한 점도 강점이다. 다만, 과거 아마존에 맞서 내놓은 ‘구글 익스프레스’(2019년 종료)와 구글 쇼핑이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던 전례를 감안하면, 인공지능 비서를 중심으로 커머스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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