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강민욱 전국택배노조 쿠팡본부준비위원장(왼쪽)과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고 장덕준씨의 어머니 박미숙씨(오른쪽)가 조사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읽고 있다. 남지현 기자 |
전국택배노조가 지난 2020년10월 발생한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과로사 사건에 대한 노동 당국의 당시 수사가 부실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고용노동부에 감사를 요청했다.
택배노조는 12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2020년10월 대구 칠곡물류센터에서 일하던 고 장덕준(당시 27살)씨가 심근경색으로 숨진 후 회사 쪽 책임 여부를 수사했던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대한 감사를 고용노동부에 요청했다. 강민욱 쿠팡본부준비위원장은 “고인이 주 52시간 이상 야간근무했다는 증거는 쿠팡이 그해 10월 국회에 제출한 자료만 보더라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국회에 제출된 자료와 장덕준씨에 대해 과로사 산재를 인정한 근로복지공단의 재해조사서 등만 확인했어도 고인에 대해 씨에프에스가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으나 노동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택배노조 등이 참여하는 택배기사과로사대책위원회는 고 장덕준씨가 숨지고 한달여 뒤인 2020년11월 대구지방노동청에 당시 김범석 쿠팡 대표와 쿠팡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대표 노트먼조셉 네이든 등을 산업안전보건법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씨에프에스가 근로기준법을 어기고 고인으로 하여금 연장근로를 포함해 주 52시간 이상 야간근무를 하게 했고, 산업안전보건법상 야간근로자에 대해 실시해야 하는 특수건강검진을 실시하지 않았다는 혐의 등이었다. 그러나 대구노동청은 특수건강검진 미실시에 대해서만 1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내렸을 뿐, 나머지 혐의에 대해선 불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강 위원장은 “당시 제대로 수사가 이뤄진 게 맞는지 노동부가 감사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한편, 서울고용노동청은 이날 고발인인 강 위원장을 비롯해 고 장덕준씨 어머니인 박미숙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다. 택배노조는 최근 불거진 쿠팡의 장덕준씨 과로사 축소·은폐 의혹과 함께 장시간 야간노동자에 대한 적절한 보건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 등으로 김범석 당시 쿠팡 대표 등을 다시한 번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29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한 바 있다. 박씨는 조사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덕준이 사망에 대한 책임이 고작 10만원 과태료가 다 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제야 이해되기 시작했다”며 “김범석과 관련자들이 왜 그렇게 덕준이의 산재 사고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했는지, 어떻게 왜곡했는지를 숨김 없이 밝혀달라”고 말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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