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AI 화면(AI surfaces)에서 제휴 업체 상품을 검색·추천부터 결제까지 바로 구매할 수 있는 기능 예시. (출처:구글블로그) |
구글이 월마트를 비롯한 글로벌 유통·상거래 기업들과 손잡고 인공지능(AI) 기반 쇼핑·결제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이용자가 AI 챗봇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상품 검색부터 결제까지 한 번에 완료하는 '에이전틱 커머스(agentic commerce)'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구글은 11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소매업체가 구매 의사가 높은 고객과 직접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새로운 개방형 표준과 AI 도구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핵심은 구글 검색 AI 모드와 챗봇 '제미나이(Gemini)'에서 바로 상품 구매와 결제가 가능한 구조다.
구글은 이를 위해 월마트, 타깃, 쇼피파이, 웨이페어, 엣시 등과 함께 개발한 '유니버설 커머스 프로토콜(UCP)'을 도입한다. UCP는 상품 탐색, 구매, 결제, 사후 지원까지 쇼핑 전 과정을 아우르는 개방형 표준이다. AI 에이전트와 기업 시스템, 결제 인프라가 공통 언어로 상호 연동되도록 설계됐다. 기존 에이전트 결제 프로토콜(AP2), 에이전트 간 연동 표준(A2A) 등과도 호환된다.
UCP는 구글 검색 AI 모드와 제미나이 앱의 상품 목록에 우선 적용된다. 이용자는 AI가 추천한 상품을 확인한 뒤, 별도 이동 없이 구글 페이(Google Pay)를 통해 결제를 마칠 수 있다. 결제 수단과 배송 정보는 구글 월렛에 저장된 정보를 활용하며, 향후 페이팔(PayPal) 결제도 지원될 예정이다. 판매 주체는 기존과 동일하게 각 소매업체가 맡는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전미소매협회(NRF) 행사에서 월마트 최고경영진과 함께 무대에 올라 협력 내용을 직접 발표했다.
피차이 CEO는 “AI는 이용자가 가장 구매하고 싶어 하는 제품을 정확히 골라내는 복잡한 과정을 대신해준다”며 “상품 발견부터 구매 결정, 배송까지 전 과정에서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브랜드 전용 AI 상담원 역할을 하는 '비즈니스 에이전트(Business Agent)'도 함께 공개했다. 이는 검색 화면에서 이용자가 특정 브랜드와 직접 대화하며 상품 정보를 얻고, 향후에는 할인 제공과 즉시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가상 판매원 개념이다. 미국에서는 로우스, 마이클스, 포시마크, 리복 등이 우선 참여한다.
이번 발표로 AI 전자상거래를 둘러싼 빅테크 경쟁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앞서 월마트는 지난해 10월 오픈AI와 협력해 챗GPT에서 상품 검색 후 '즉시 결제(Instant Checkout)'가 가능한 방안을 공개한 바 있다. 구글까지 본격적으로 가세하면서, AI 기반 쇼핑은 추천 단계를 넘어 거래 완결을 둘러싼 빅테크 간 주도권 경쟁 국면에 들어섰다.
특히 AI 빅테크가 대규모 이용자 데이터를 이미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전환은 필연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화형 AI 환경에서는 이용자의 고민, 선호, 구매 맥락이 자연스럽게 축적되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 클릭 기반 데이터보다 구매 의도를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는 정보로 작용한다. 과거 기업들이 확보하고자 했던 행동 정보가 AI 환경에서 별도 유도 없이 축적되며 추천과 결제가 하나의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연결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는 것이다.
주형민 원티드랩 AX 사업 총괄은 “본질은 새로운 유저 인터페이스의 등장”이라며 “고객의 의도와 구매 욕구가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인해 기존 쇼핑 경험이 재편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글은 이미 검색 인덱스 기술과 방대한 파트너 풀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기존 검색 경험에서 용이하게 확장하며 강점을 부각시킬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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