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포장주문 한 달 새 321%↑…연일 품절대란
자영업 때아닌 특수…피스타치오 가격 상승 ‘변수’
자영업 때아닌 특수…피스타치오 가격 상승 ‘변수’
정호영 셰프가 최근 품절대란이 이어지고 있는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를 먹어봤다며 SNS에 후기를 올려 눈길을 끌었다. [인스타그램 캡처]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두쫀쿠’ 인기가 치솟으며 품절 대란이 이어지자 자영업자들이 앞다퉈 판매에 뛰어들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온라인상에는 매장 위치와 재고를 알려주는 ‘두쫀쿠 지도’까지 만들어져 열풍을 실감케 한다.
두쫀쿠는 ‘두바이 쫀득 쿠키’의 줄임말로, 2024년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두바이 초콜릿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디저트다. 두바이 초콜릿의 핵심 재료인 카다이프(가늘게 만든 중동 지역 면)와 피스타치오 크림을 섞어 만든 속을 코코아 가루를 입힌 마시멜로로 감싸, 바삭하면서도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이름은 쿠키지만 식감은 말랑하고 쫀득해 떡에 가깝다.
이 디저트는 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이 지난해 9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사진을 올리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에서 ‘두쫀쿠’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은 현재 4만건에 달한다.
두쫀쿠 열풍으로 품절도 일상이 됐다. ‘오픈런’(개점시간 구매)을 하지 않으면 구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지난 9일 기준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 인근의 여러 제과점과 카페에서는 두쫀쿠가 개당 5500원에서 8000원에 판매되고 있었지만 대부분 ‘품절’이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두쫀쿠’ 관련 게시물 중 일부. [인스타그램] |
한 디저트 가게는 낮 12시부터 판매를 시작하는데 30~40분 만에 하루 물량이 동난다고 했다. 이 가게는 하루 200~300개의 두쫀쿠를 만든다. 다른 베이커리 카페와 마카롱 전문점도 이날 준비한 두쫀쿠가 모두 팔렸다고 했다. 베이커리 카페의 경우 판매 5일 만에 하루 생산량을 100개로 늘렸지만, 재료 부족으로 이날은 50개만 만들었다고 전했다.
마카롱 전문점 점주는 “유튜브를 보며 만드는 법을 배워 아침 9시부터 새벽 2시까지 17시간씩 일하고 있다”며 “하루 판매량은 적어도 수백 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카페 점주는 개당 6500원짜리 두쫀쿠를 “하루 1000개 판다”고 답했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소비 침체 속에 두쫀쿠가 ‘단비’라는 말도 나온다. 두쫀쿠 자체 매출뿐 아니라 이를 사러 온 손님들이 다른 제품까지 함께 구매해 매출과 홍보 효과를 동시에 얻고 있다는 것이다.
두쫀쿠 인기가 확산되면서 현재 위치를 기반으로 판매 매장과 재고 현황을 알려주는 ‘두쫀쿠 지도’까지 등장했다. 이 지도는 두바이 쫀득 쿠키 및 두바이 초콜릿 디저트를 판매하는 카페의 위치와 재고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점주가 직접 재고 수량을 업데이트 하기 때문에 소량 남았을 경우 헛걸음을 주의해야 한다.
‘두쫀쿠’ 판매 매장과 재고 현황을 알려주는 ‘두쫀쿠 지도’ [두쫀쿠맵 캡처] |
배달앱 주문 건수도 급증했다.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이달 첫 주 두쫀쿠 포장(픽업) 주문 건수는 한 달 전보다 321%나 늘었다. 지난해 12월 두쫀쿠 검색량은 두 달 전 대비 25배로 늘었다.
편의점 업계도 대응에 나섰다. CU는 지난해 10월 ‘두바이 쫀득 찹쌀떡’을 출시해 누적 판매량 180만 개를 기록했으며, 현재도 품절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CU 관계자는 12일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매장당 하루 2개만 공급하고 있는데도 진열 전에 팔릴 정도”라고 말했다.
다만 두쫀쿠 열풍이 장기화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우려도 나온다. 핵심 재료인 피스타치오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한 매장 주인은 “피스타치오 1㎏에 4만5000원하던 게 지금은 10만원으로 두 배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대형마트는 올해 들어 피스타치오 가격을 20% 인상했다. 원재료 가격 상승과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탈각(껍데기를 깐) 피스타치오 400g의 소비자가는 2024년 약 1만8000원에서 지난해 2만원, 올해는 2만4000원까지 뛰었다. 미국산 탈각 피스타치오 국제 시세 역시 파운드당 약 12달러로, 1년 전보다 1.5배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