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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억 체납' 회장님, 명품백·억대 와인 돌려줬다...1.4조 날린 국세청

머니투데이 이원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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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억 체납' 회장님, 명품백·억대 와인 돌려줬다...1.4조 날린 국세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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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감사원 '국세 체납징수 관리실태' 감사 결과 발표

서울 종로구 감사원. / 사진제공=뉴시스

서울 종로구 감사원. / 사진제공=뉴시스



국세청이 누계체납액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3년간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국세채권을 위법하게 소멸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됐다. 압류한 소액체납자 재산을 공매 실익 여부 등에 판단 없이 장기간 방치한 사실도 드러났다.

감사원은 12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국세 체납징수 관리실태' 주요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세청은 누계체납액 공개를 앞둔 2021년 1조1891억원의 국세채권을 위법하게 소멸하는 등 2021~2023년 모두 1조4268억원의 국세채권을 소멸했다.

국세청은 이에 앞서 2020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나온 누계체납액 공개 요구에 따라 2021년부터 국세통계포털에 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임시 집계한 누계체납액이 122조원으로 확인되자 부실 관리 비난을 우려해 이를 100조원 미만으로 축소하기로 계획했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국세청은 누계체납액 공개 때까지 지방청별로 '누계체납액 감축 목표 20%'를 일률적으로 할당하고 고액체납자 등이 포함된 압류해제 점검명세를 12차례 시달했다고 한다. 누계체납액 축소 실적을 직원 성과평가 항목에 신설·반영하기도 했다.

그 결과 5000만원 이상 체납한 고액체납자 1066명의 체납액 7222억원에 대한 체납 소멸시효가 완성됐다. 국세징수법에 따른 규제 및 중점 관리대상 체납자 289명도 포함돼 있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에 따라 "국세청 관련자 1명에게 주의 요구하고 2명은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통보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아울러 체납액 500만원 미만 소액체납자 56만명의 부동산 압류 및 압류해제 실태 점검 결과 1만7545건이 공매 등 절차 없이 5년 이상 장기 압류된 것으로 확인했다.

국세징수법에 따르면 체납자 재산을 압류한 경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약식감정을 의뢰해 공매 실익 여부 등을 미리 판단하도록 한다. 공매의 실익이 없는 경우 압류를 해제하고 실익이 있는 경우 1년 내 공매 공고하는 등 매각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감사원은 서울지방국세청이 고액체납자 A씨의 압류된 재산을 임의로 해제하고 A씨가 요구할 때마다 출국금지를 해제한 사실도 적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2015년 209억원을 체납한 A씨와 A씨 아들을 출국금지하고 명품가방 30점과 와인 1005병 등을 압류했다. 하지만 서울지방국세청 관계자는 2019년 5월 압류한 명품가방이 여성용으로 A씨 배우자 소유로 추정된다며 압류를 해제했다. 2022년 10월에는 '법인 취득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로마네꽁티 등 4억8000만원 상당의 최고급 와인을 포함해 1005병을 압류해제했다.

2022년 8월 무직 상태인 A씨가 해외기업 행사 참석 등으로 출국금지 해제를 요청하자 관련 팀장 및 징세관의 결재를 거쳐 해당 요청이 받아들여진 사실도 드러났다. 2023년 2월과 2023년 6월에도 A씨의 출국금지가 해제됐다.

감사원은 "국세청에 압류·출국금지 해제 업무를 부당 처리한 관련자 5명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며 "서울지방국세청에게는 관련자 2명에 대한 주의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세종시 정부세종2청사 국세청 / 사진제공=뉴시스

세종시 정부세종2청사 국세청 / 사진제공=뉴시스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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