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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버스 파업 D-1…오늘 오후 노사 막판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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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버스 파업 D-1…오늘 오후 노사 막판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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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버스 노사의 임금 협상이 결렬되면서 노조가 두번째 ‘준법투쟁’에 돌입했다. 사진은 지난go 4월 30일 오전 서울역 앞 버스환승센터의 한 버스에 준법투쟁 안내문이 놓여있는 모습.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서울 시내버스 노사의 임금 협상이 결렬되면서 노조가 두번째 ‘준법투쟁’에 돌입했다. 사진은 지난go 4월 30일 오전 서울역 앞 버스환승센터의 한 버스에 준법투쟁 안내문이 놓여있는 모습.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서울시버스노동조합(서울버스노조)이 예고한 파업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마지막 협상이 12일 오후 열린다. 전국에서 준공영제로 버스를 운영하는 지역 중, 2025년도 임금협상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곳은 서울이 유일하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대법원 판결로 확정된 ‘통상임금 정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여전히 팔짱만 끼고 있는 모양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 제1조정회의실에서 노조의 노동쟁의를 다루는 특별조정위원회 사후 조정회의를 개최한다. 사후 조정회의는 공식 조정 절차가 끝난 뒤에도 노사 합의를 이끌기 위해 노동위원회가 중재하는 절차다. 서울버스노조는 이미 지난해 5월 쟁의권을 확보해 언제든 파업할 수 있다. 현재 노사는 2025년 임금 협상을 놓고 1년 가까이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갈등의 핵심은 ‘통상임금’이다. 2024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조건부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서울고등법원도 동아운수 노동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항소심에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고용노동부 또한 서울버스노조가 제기한 임금체불 진정을 받아들여, 정기상여금과 명절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차액을 지급하라는 시정 지시를 내렸다. 서울버스노조에 따르면, 현재 64개사 가운데 16곳에 노동부의 시정명령이 내려졌다. 서울버스노조는 사쪽이 노동부의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자 형사 고발한 상태다.



대법원 판결 이후, 사쪽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운송조합)은 지난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면 사실상 임금이 10% 이상 상승해 재정부담이 크다”며 “임금체계를 먼저 개편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준공영제로 버스 회사의 적자를 보전하는 서울시 역시 같은 입장이다.



반면, 서울버스노조는 통상임금 문제는 이미 소송으로 다투고 있는 사안인 만큼 임금협상과는 분리해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버스노조는 기존의 임금체계를 그대로 둔 채 3%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서울시와 사쪽은 법적으로 지급 의무가 확정된 체불임금을 교섭 의제에 포함해, 마치 노조가 10% 이상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노조는 이날 열리는 조정회의에서 △2024년 임금 3% 인상 △정년 연장 △임금 차별 폐지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대법원 판결과 노동부 시정지시 등에도 갈등이 장기화하자, 서울버스노조는 조합원 1만8700명과 함께 다음 달 초 통상임금 관련 민사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소송에서는 체불임금 원금은 물론, 연 20%의 지연이자, 최대 3배 손해배상까지 청구할 방침이다. 지난해 10월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라, 임금 체불 시 퇴직자뿐 아니라 재직자에게도 지급 기일 경과 후 연 20% 지연이자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협상이 길어지고, 소송으로 번질수록 서울시와 버스회사들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불어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서울 시내버스는 준공영제로 운영돼, 적자가 발생하면 시 재정으로 메워야 한다. 하지만 서울시는 여전히 임금 체계 개편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대법원 판결 이후 부산·대구 등 다른 지역에서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고 미지급 수당을 지급하는 대신, 2025년 임금을 사실상 동결하는 방식으로 노사 간 합의를 끌어냈다. 그러나 서울에서는 이 같은 타협이 이뤄지지 않은 채 협상이 계속 공전하면서 비용 부담만 커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날 조정회의는 밤늦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회의가 결렬되면, 노조는 13일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이번 파업은 1일 단위로 진행될 예정이다. 뒤늦게 13일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실제 버스 운행 시작은 14일인 셈이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와 수능 시험 등을 고려해 파업을 자제했다”며 “이번엔 법적 판단에 따라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려고 하는 만큼, 시민 여러분의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해 5월과 11월 두 차례 파업을 예고했으나 시민 불편 등을 고려해 철회한 바 있다.



한편, 서울시는 버스 파업에 대비해 13일부터 파업이 종료될 때까지 비상수송대책을 시행한다. 먼저 지하철 운행 횟수를 하루 172회 늘리고, 기존의 출퇴근 혼잡시간(오전7~9시, 오후 6시~8시)을 각각 1시간씩 연장한다. 지하철 막차도 다음날 새벽 2시로 늘린다. 서울 25개 자치구는 마을버스가 다니지 않는 지역을 중심으로 지하철역까지 운행하는 무료 셔틀버스 670여대를 투입할 계획이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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