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주 회사채 950억 달러 조달 성공
신용 스프레드 축소에 자금 선제 조달
월가, 올해 회사채 시장 호황 전망 우세
신용 스프레드 축소에 자금 선제 조달
월가, 올해 회사채 시장 호황 전망 우세
새해 들어 첫 일주일 동안 미국 채권시장에서 기업들이 950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 스프레드(회사채와 국채 간 금리 격차)가 빠르게 축소되는 등 채권 발행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회사채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자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자료를 인용해 1월 첫째 주 기업들이 투자등급 회사채 55건을 발행해 950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조달했다고 1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2020년 5월 이후 최대 주간 발행 규모다.
이번 발행은 금융기관과 유럽 기업들이 주도했다. 프랑스 통신사 오렌지는 60억 달러 조달에 성공했고 일본의 대형 금융지주사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그룹과 미국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도 각각 50억 달러와 45억 달러를 확보했다.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지만 채권시장의 열기를 꺾지 못한 모습이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미국 압송 이후 불확실성이 고조됐지만 투자자들은 회사채에 별다른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 실제 투자등급 기업의 차입 비용은 국채 대비 불과 0.79%포인트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US뱅코프의 카일 스테게마이어 채권 책임자는 “풍부한 유동성과 우량 기업들의 견조한 기초체력 덕분에 시장이 대외 악재를 무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회사채 발행 물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연초 기업들이 채권시장에 몰려든 배경으로 꼽힌다. 모건스탠리의 테디 호지슨은 “1월은 전통적으로 신규 회사채 발행이 많은 달이지만 올해는 인수합병(M&A) 자금 조달과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로 발행 규모가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많은 기업들이 평소보다 이른 시점에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와 연기금의 수요도 채권시장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존 세일즈는 “보험 및 연금 상품으로 자금이 계속 유입되는 한 채권 시장의 강력한 매수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가에서는 올해 회사채 시장이 호황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 규모가 2조25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2020년에 기록한 역대 최대치(1조 9000억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신용 스프레드가 과도하게 낮아졌다는 경계론도 상당하다. RBC 블루베이 자산운용의 매니저 닐 선은 “우리는 신용 스프레드가 다시 확대될 때를 대비해 현금 비중을 늘리며 관망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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