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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올해는 반도체 정조준 美中 갈등에도 관세 50% 유지할 것” [마이클 비먼에게 듣다]

헤럴드경제 김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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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올해는 반도체 정조준 美中 갈등에도 관세 50% 유지할 것” [마이클 비먼에게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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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비먼 前 USTR 대표보 신년 인터뷰
트럼프 1년, 전례없는 권력강화의 해
美이익만 추구 ‘제로섬’ 기조 이어질것
1분기 반도체 관세…기업별 면제도 전망

韓, 관세협상 상황 안정적 관리에 성공
美대법, 상호관세 위법 일부 인용할수도
중간선거서 민주 상·하원 장악 가능성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관세는 올해 봄이나 여름 도입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미국 내 투자기업 등에 면제를 추진한다면 이는 전례 없는 조치가 될 것이고, 상당한 법적 분쟁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마이클 비먼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는 지난 5일(현지시간) 헤럴드경제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예고한 반도체 관세와 관련해 “올해 봄이나 여름,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특정 범주의 수입 반도체에 관세가 적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비먼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USTR 대표보를 지냈으며 2017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서 미국 측 수석대표로 활약했다.

비먼 전 대표보는 기업에 따라 반도체 관세가 면제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는 “기업별 면제가 현실화한다면 수입허가제 등 새로운 제도가 필요해진다”며 “이는 전례 없는 조치로 상당한 법적 분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 무역갈등과 관련해서는 “일부 품목에서 관세 인상이나 완화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대중 관세율은 평균 50%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트럼프 재집권 1년 평가한다면?

▶지난해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례 없는 권력 강화의 해였다. 상호이익과 타협을 모색하기보다 이념적 갈등을 부추기는 국내외 정책이 이어졌다. 앞으로도 미국에는 이익이 되고, 미국 외 주체에는 손해가 되는 ‘제로섬 방식’의 기조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미국인 상당수는 관세정책 전반의 접근 방식에 반대하고 있다. 이 같은 회의론은 계속될 것이어서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중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관세를 몇 달째 미루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해외 기업들이 자국에 공장을 세워 미국 내에서 생산하게 하는 ‘반도체 온쇼어링’ 정책을 펼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와 다른 점은 추가 공공지출에 의존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트럼프 행정부는 추가 투자를 유치하고자 관세 위협을 활용하고 있다. 미국에서 막대한 신규 투자를 약속하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반도체 관세를 면제해 줄 수 있다는 취지다.

지난해 상호관세 위협으로 해외 기업들이 미국 내 공장 유치와 추가 투자를 발표했다.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내내 이를 ‘관세 아젠다 효과’를 입증하는 대표적 성공 사례로 강조할 것이다. 이러한 전략을 온전히 실행하기 위해 올해 봄이나 여름 무렵 특정 범주의 수입 반도체에 대해 글로벌 관세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반도체 품목에 관세를 매길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관세로 인한 경쟁력 문제와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실제 설계는 복잡해질 수 있다.


만약 반도체 관세에 기업별(company-based) 면제가 도입된다면, 이는 전례 없는 조치가 될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면제를 실질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수입 허가제와 같은 새로운 메커니즘이 필요해지면서 제도는 한층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또한 기업별 면제 도입은 거의 확실하게 대규모 법적 분쟁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일부 예외를 둔 글로벌 반도체 관세가 실제로 도입된다면 이는 당연히 중국,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의 수출에 영향을 줄 것이다.

-중국에 대해선 반도체 수출통제를 완화했다. 적절한 대응으로 보나.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중국산 반도체 관세 부과를 2027년 중반까지 미룬 것은 반도체 수출통제와 관세 등 관련 현안을 포괄하는 미·중 간 더 큰 합의가 성사될 가능성을 열어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는 중국만을 직접 겨냥한 것이다. 중국이 미국 내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핵심 소재나 장비 공급을 보류하는 방식으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중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에 대해 제한적 예외를 두는 관세 적용 방식은, 보복 시나리오를 완화하는 데 유효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올해 미·중 관계는 어떻게 보나.

▶일부 품목에선 관세가 완화될 수도 있고, 다른 품목에선 특정 관세율을 올리겠다는 위협이 나올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다른 목표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방식대로 움직일 것이다.


다만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현재 약 50%인 수준에서 크게 벗어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중국은 희토류를 통상 갈등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희토류 자립에 총력을 가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나.

▶어느 정도 진전은 있겠지만,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에 중국산 희토류 의존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4월 트럼프 방중, 5월 연준 의장 교체 등 올 상반기 굵직한 이벤트가 있다. 트럼프 재집권 2년 전망은?

▶국내 여론의 압력이 거세지면서 행정부의 강경 정책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겠지만, 올해도 트럼프 행정부의 접근 방식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미 대법원이 ‘상호관세’의 위헌 여부를 곧 판결한다. 어떻게 전망하나.

▶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모든 관세의 불법성을 인정하고 원고 및 다른 당사자들이 낸 관세 납부액을 모두 환급받도록 허용하는 판결을 내릴 가능성은 작다. 대신 일부를 인용하는 판결을 내릴 수 있다. 설령 IEEPA에 근거한 관세 정책이 위헌으로 결정되더라도 트럼프 행정부는 다른 오래된 법적 권한들을 꺼내 정책을 계속 시행하려 할 것이다. 이를 멈출 수 있는 주체는 의회뿐이지만,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을 정도의 초당적 찬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다. 대법원 판결이 어떻게 나오든,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정책을 지속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 두었을 것으로 확신한다.

-한미 관계는 어떻게 전망하나.

▶한국 정부는 적어도 현재까지는 관세로 직면했던 어려운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상품무역 적자 규모를 고려하면 한국은 유럽연합(EU)의 조건보다 더 나은 수준의 결과를 내기는 어려웠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 남은 임기 동안 한국을 포함해 다른 교역국에 부과된 자동차 관세율을 인하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한국의 대미(對美) 투자액 3500억달러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한국은 대미투자 협상에서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눈에 띄는 몇 가지 조건과 한도를 이뤄냈다. 다만 실제 프로젝트가 발표되고 자금이 집행되기 전까지는 예단할 수 없다. 한미 이해관계가 합리적인 균형을 이루는 사업들로 투자가 이어질지 아니면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철학에 맞춰 더 일방적인 투자를 요구할지 판단하기 어렵다.

-트럼프 관세정책이 미국과 세계 경제에 궁극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까.

▶관세는 분명 미국 안팎에서 비용을 높이고 있다. ‘효과적’인지 ‘역효과’인지는 미 행정부가 관세를 부과한 목표가 무엇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예컨대, 관세는 향후 1년 동안 수입을 다소 감소시키는 등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미국 경제 약화와 전반적인 무역 감소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관세로 인해 새로운 일자리가 일정 부분 창출되겠지만, 이러한 일자리가 현재보다 더 많거나 더 나은 임금을 받는 일자리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일부 생산 시설이 미국으로 다시 이전된다고 해도, 이에 따라 투입 비용이 증가해 다른 부문의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상충관계를 모두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궁극적으로 미국 경제 전체에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황금기(golden age)’를 가져다주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11월 중간선거는 어떻게 전망하나?

▶지금 시점에서는 결과를 예측하기엔 이르지만 현재 여론조사만 놓고 보면, 지금 당장 선거를 치를 경우 민주당이 하원, 그리고 어쩌면 상원까지 장악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미 연방대법원이 최근 각 주가 하원 선거구를 대폭 재조정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런 재조정이 어떤 영향을 낳을지 평가하기가 어려워 전망은 시기상조다.

김영철 기자

■ 마이클 비먼은 누구?

마이클 비먼 전 USTR 대표보는 1998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 상무부에서 근무했다. 특히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부터 조 바이든 행정부 집권 기간인 2017년 1월부터 2023년 1월까지 한국, 일본 및 APEC 담당 미국 USTR 대표보를 역임했다. 2017~2018년 한미FTA 개정 협상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를 맡았다. 이후 비먼은 협상 과정의 뒷이야기를 담은 저서 ‘워킹 아웃(Walking Out)’을 발간했다. 2024년 미국 스탠퍼드대, 2025년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UCSD)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