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의 ABC도 안 한 경찰” 비판
‘1억원 묵인’ 김병기 조사는 언제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강선우 무소속 의원에게 공천헌금 1억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미국에서 11일 만에 귀국한 지난 11일. 경찰은 강 의원과 김 시의원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김 시의원은 자택에 들렀다가 강제성이 없는 임의동행 방식으로 경찰 조사에 응했다.
‘1억원 묵인’ 김병기 조사는 언제
2022년 지방선거 국면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강선우 의원에게 ‘공천헌금’ 1억원을 전달한 의혹을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11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강선우 무소속 의원에게 공천헌금 1억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미국에서 11일 만에 귀국한 지난 11일. 경찰은 강 의원과 김 시의원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김 시의원은 자택에 들렀다가 강제성이 없는 임의동행 방식으로 경찰 조사에 응했다.
고발이 접수되고 2주 가까이 지났는데, 김 시의원이 귀국하고 나서야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것이다.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김 시의원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후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출국금지를 내렸다. 하지만 경찰이 속도를 내지 않는 사이에 김 시의원은 보안성이 강한 텔레그램 메신저를 탈퇴했다 재가입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이 때문에 이번 의혹의 관련자들이 증거를 인멸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시의원은 의혹이 처음 제기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으로 출국해 ‘도피성 출국’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경찰은 고발이 접수되고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의혹 핵심 인물의 신병 확보를 놓쳐 수사에 차질이 빚어졌다.
형사부 경력이 긴 한 부장검사는 “신속한 출국금지와 압수수색은 수사의 ABC”라며 “경찰이 가장 기본적인 조치도 하지 않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고발인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은 “경찰이 고발 13일 만에야 강선우, 김경을 늑장 압수수색 했다”며 “경찰이 김경과 강선우에게 돈이 오간 해프닝 수준으로 꼬리 자르기 수사를 한다면 국민적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왜 김병기는 아직 압수수색 하지 않나”고도 했다.
김 전 구청장은 과거에 선출직 공천 관련 금품을 수수한 사례에 뇌물이 적용된 판례가 있다며 정치자금법 위반보다는 뇌물 혐의로 우선 수사해 줄 것을 경찰에 요구하는 고발보충서를 11일 제출했다. 앞서 김 전 구청장은 강 의원과 김 시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과 뇌물,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달 29일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또 김 전 구청장은 “강서구 공천비리를 파헤치겠다”며 ‘강서구 민주당 공천 비리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추가 의혹 제보를 받겠다고 했다.
오윤성 순천향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석좌교수는 “경찰이 정치적인 사안이라고 눈치 보지 않고 법과 원칙에 의한 수사를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앞서 김 시의원이 2022년 지방선거 때 강 의원 측에 1억원을 건넸고 강 의원이 이를 김병기 민주당 의원과 논의하는 정황이 담긴 녹음이 지난달 29일 공개되며 ‘민주당 공천헌금’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강 의원은 민주당 서울특별시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 김 의원은 공관위 간사였다. 김 시의원은 강 의원 지역구인 강서구에 단수공천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