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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美 그린란드 위협에 침묵...유럽 불만 증폭

파이낸셜뉴스 박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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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美 그린란드 위협에 침묵...유럽 불만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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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美 트럼프의 그린란드 점령 위협에도 공식 입장 없어
유럽 내부에서 나토의 침묵에 불만 커져
그린란드에서 군사 충돌시 "역사상 가장 멍청한 전쟁"



지난해 3월 8일 그린란드 누크 앞바다에서 덴마크 해군의 연안 경비함 P-572 라우게 코치 함이 항해하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어떤 식으로든 차지하겠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향한 유럽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나토 측은 회원국인 미국과 덴마크의 갈등이 최근 격해지는 상황에서도 아직 공식 성명을 내지 않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나토의 태도가 유럽 각국과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FT는 유럽의 경우 트럼프가 지난해 말부터 노골적으로 그린란드 영유권을 주장하자 덴마크와 연대를 표명하며 트럼프에 대항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종전과 관련해 트럼프의 협조가 필요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지난 7일 "법은 무력보다 강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국제법에 의거해 덴마크와 그린란드의 영토 주권을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트럼프를 겨냥해 "덴마크와 그린란드 사안이 당사자들 없이 결정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거 우크라이나 문제 등에서 트럼프를 설득하는 역할을 맡았던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의견을 내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6일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 그린란드 주변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는 트럼프의 평가에 동의한다고 밝혔으나 덴마크나 주권 침해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익명의 EU 당국자는 FT를 통해 "트럼프와 소통에 있어 유럽이 의지할 수 있는 인물로 여겨지던 뤼터가 이렇게까지 조용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른 나토 관계자는 "이런 문제를 나토 내부에서 논의하기는 물론 쉽지 않다"면서도 "논의조차 않는다면, 이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우리가 모두 동의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FT는 나토의 유럽 회원국들이 나토 내 미국의 위상을 감안해 직접적인 비난을 피하면서도 나토의 침묵에는 불만이 많다고 설명했다. 덴마크의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는 지난 5일 인터뷰에서 "만약 미국이 또 다른 나토 국가를 군사적으로 공격하면, 이는 나토의 '종말'"이라고 역설했다.

앞서 트럼프는 9일 그린란드 확보 문제와 관련해 "나는 합의를 타결하고 싶고, 그게 쉬운 방식이지만 우리가 쉬운 방식으로 하지 않으면 힘든 방식으로 하겠다"며 군사 행동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에 덴마크 의회 국방위원회 라스무스 야를로프 위원장은 11일 영국 스카이뉴스를 통해 "만약 그린란드에서 군사 충돌이 발생한다면 역사상 가장 멍청한 전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의 그린란드 점령 가능성에 대해 "세계 현대사에서 가장 불법적인 영토 점유권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유럽 정치권에서는 이번 분쟁과 관련해 나토의 역할을 촉구하고 있다. 덴마크 중도우파 정당 자유동맹의 카르스텐 바흐 의원은 "나토의 한 회원국인 미국은 북극권에서 위협을 인식하고 있는데, 그 위협은 나머지 회원국에는 그리 명확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런 까닭에 나토는 이번 갈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지난 9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모든 당사국이 나토 동맹국인 상황이기 때문에 이 사안에 대한 압박을 줄이거나 완화하기 위해 나토가 진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22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마르크 뤼터 사무총장이 악수하고 있다.UPI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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