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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獨 기업 20년 만의 최다 파산, 반면교사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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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獨 기업 20년 만의 최다 파산, 반면교사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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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값 급등 등으로 기업 무너져
경제구조 비슷… 전철 밟아선 안돼


독일 경제가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세계적 화학 기업인 독일 BASF 공장./사진=연합뉴스

독일 경제가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세계적 화학 기업인 독일 BASF 공장./사진=연합뉴스


독일 경제가 끝을 모르는 부진에 빠져들고 있다. 또 하나의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해 독일에서 기업 파산 건수가 1만7604건으로 2005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많았다고 독일 할레경제연구소(IWH)가 8일(현지시간) 밝힌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에도 파산 건수가 작년보다 5% 적었다고 한다.

경영컨설팅업체 팔켄슈테크의 요나스 에크하르트는 비싼 에너지 가격과 인건비, 관료주의에 따른 행정비용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파산 건수는 더 이상 일시적 침체의 결과가 아닌 독일 경제의 구조적 붕괴를 가리킨다"고 주장했다. 올해 대기업 파산이 15∼20% 늘어날 것이라고도 했다.

기업 파산은 고용 축소, 즉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다. 작년 독일의 기업 파산으로 일자리 약 17만개가 피해를 보았다고 한다. 독일은 2023년 경제성장률 -0.3%, 2024년 -0.2%로 21년 만에 두해 연속 역성장했다. 지난해도 성장률이 0%를 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독일 경제를 우리가 심각하게 봐야 하는 이유는 우리 경제와 닮은 점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독일처럼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기 어려운 나라다. 석유나 가스를 모두 수입해서 쓴다. 독일은 러시아산 가스를 많이 수입해서 쓰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탓에 에너지 가격이 급등해 기업들이 타격을 입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도 1970년대에 오일쇼크를 겪은 것처럼 그럴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독일은 제조업 수출에 의존하는 국가로 우리와 경제구조가 비슷하다. 중국이 최대 교역국인 점도 같다. 독일 경제침체의 주요 원인의 하나가 중국 수출 감소인데 이에 미처 대처하지 못했다. 2010년대부터 고령화 속도가 빨라져 생산가능인구가 급감하고 노동력 공급이 감소한 것도 우리와 닮은꼴이다.

우리는 독일 경제의 장기침체를 반면교사로 삼아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제조업 수출 의존형의 경제구조를 서서히 서비스업 중심으로 바꿔야 하며, 수출국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저출산과 인구 감소의 흐름을 어떻게 해서라도 되돌려야 할 것이다.


독일은 우리처럼 탈원전을 시도하다 지금과 같은 에너지난을 초래했다. 독일은 잘못된 선택이었음을 뒤늦게 알고 탈원전 정책을 바꾸기 시작했다. 이런 시행착오도 우리가 눈여겨봐야 한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의 탈원전 정책이 우리 경제에 끼친 해악은 이미 입증됐다. 에너지는 경제의 연료인데 가격이 비싸서는 경제가 제대로 돌아갈 리가 만무하다. 원전을 포기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 독일 경제의 실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재명 정부도 신재생에너지를 중시하고 있지만 그래도 원전을 문재인 정부만큼 무시하지 않는 것은 다행이라 할 것이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인 원자력을 앞으로 핵심 에너지로 더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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