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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당한 로봇, 인간을 위협한다면?…‘피지컬 AI 시대’ 공포도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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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당한 로봇, 인간을 위협한다면?…‘피지컬 AI 시대’ 공포도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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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로보틱스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인간형(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지난 6~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시이에스(CES) 2026’에서 자동차 부품을 옮기고 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현대차그룹 로보틱스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인간형(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지난 6~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시이에스(CES) 2026’에서 자동차 부품을 옮기고 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지난 9일(현지시각) 막을 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시이에스(CES) 2026’은 피지컬 인공지능(AI) 시대의 개막을 알린 자리였다. 생각하고 추론하는 인공지능을 넘어, 사람처럼 움직이는 로봇이 인간의 삶과 노동을 어떻게 바꿔나갈지 그 방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인공지능이 산업 전반에 걸쳐 활용되는 가운데,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국의 기술력이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으로 빠르게 향상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11일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자료를 보면, 지난 6일부터 나흘 동안 치러진 올해 시이에스에는 14만8천명이 전시관을 찾았고, 4100여개의 전 세계 기업이 참여했다. 이 모든 과정은 전 세계 6900여개의 언론사와 미디어로 생생하게 보도됐다.



현대차그룹이 CES 2026에서 공개한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인간형(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이재호 기자

현대차그룹이 CES 2026에서 공개한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인간형(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이재호 기자


올해 시이에스의 화두는 로보틱스를 필두로 한 피지컬 인공지능과 로봇 분야에서 두각을 보인 ‘중국의 약진’이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지난 5일 시이에스 2026 개막에 앞선 기조연설에서 “기계가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추론하며 행동하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피지컬 에이아이를 통해 ‘챗지피티의 시간’이 도래했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시이에스 2025 기조연설에서 “이제는 피지컬 인공지능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언해 큰 주목을 받았던 황 최고경영자는 자신의 예언이 실현되고 있음을 강조한 셈이다.



특히 로보틱스 분야에서 중국 기업의 비약적인 기술 발전이 눈길을 끌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중국 항저우의 유니트리, 선전의 엔진에이아이(AI), 애지봇 등 거대 기업들부터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뛰어난 기술력을 선보였다. 중국 로봇들은 사족보행과 바퀴, 이족보행 등 다양한 형태를 갖추고 인간처럼 춤을 추거나 권투를 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번 시이에스에 참가한 인간형(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40곳 가운데 절반(20여곳)이 중국 기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CES에 참가한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 부스에서 로봇이 격투 시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CES에 참가한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 부스에서 로봇이 격투 시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다양한 형태의 로봇을 제시했다면, 한국 기업은 안정성과 실사용 중심의 설계라는 점에서 차별적인 모습을 보였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자회사인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와 엘지(LG)전자의 가사용 로봇 ‘클로이드’가 화제를 모았다. 올해 ‘시이에스 최고 로봇상’을 받은 아틀라스가 전시된 현대차그룹의 전시관에 입장하기 위해선 30분 넘게 줄을 서야 할 정도로 현지의 관심이 뜨거웠다. 현대차그룹은 시이에스 2026 최고 혁신상을 받은 자율주행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 사족보행 로봇 ‘스팟’, 물류로봇(AMR)·주차로봇·협동로봇으로 구성된 에이치(H)모션 등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이번 시이에스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기기(폼 팩터)인 로봇의 일상화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가전의 두드러진 성장세도 포착됐다. 삼성전자와 엘지전자가 나란히 ‘인공지능 홈’을 표방하며 인공지능 가전을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었다.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티브이(TV)는 시청자의 질문에 대답하며, 좋아할 만한 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추천해 줬다. 비스포크 인공지능 냉장고는 냉장고 속 식재료를 스스로 파악하고, 새로운 요리법이나 건강을 위해 더 먹으면 좋은 식품을 제안하기도 했다.



다만, 올해 시이에스에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확인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례 없는 배타적인 대외 정책으로 시이에스의 ‘개방성’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전 세계 엔지니어, 스타트업 창업자,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모여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역동성이 시이에스의 가장 큰 동력이었으나, 미·중 무역 전쟁으로 냉각 기류가 흐르자 미국 정부는 홍콩 기업과 중국 기업 화웨이 관계자의 입국을 불허해 논란이 일었다.



류재철 엘지(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홈로봇 ‘엘지 클로이드’와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재철 엘지(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홈로봇 ‘엘지 클로이드’와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향후 시이에스에서는 인공지능과 관련한 보안 관련 문제가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물리적 에이아이(AI)가 해킹될 경우 직접적으로 인류에게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이에스 현장을 찾은 김영오 서울대 공과대학 학장은 한겨레에 “에이아이 보안 문제와 함께, 우리 일상에 들어온 로봇에 인간이 어떻게 적응할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며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인간의 가사와 노동을 대체하는 방향으로 발전한 뒤 장기적으로는 산불·홍수 등 자연재해와 기후 문제 대응 등의 영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라스베이거스/이재호 권효중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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