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혁수 LG이노텍 사장이 지난 7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6’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전시 부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LG이노텍 |
“광학·패키지·모빌리티 등 피지컬 인공지능(AI)과 관련된 사업을 다 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부품을 파는 게 아니라 소프트웨어까지 제공하는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사업을 꾸리고 있습니다.”
문혁수 LG이노텍 사장은 지난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마련한 ‘CES 2026’ 전시 부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는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솔루션을 앞세워 고수익·고부가가치 사업 중심의 사업 구조 재편에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진행된 CES 2026는 세계 최대 IT 전시회다.
문 사장은 지난 2023년 12월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후, 작년 말 인사를 통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주력하며 기판(패키지솔루션)·전장(모빌리티솔루션) 분야에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고, 로봇·라이다 등 신사업 부문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점이 승진 배경으로 꼽힌다.
그는 승진 소감을 묻는 말에 “‘하는 일은 같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책임감이 더 커졌고, 그룹 내 회사의 위상이 더 높아질 수 있도록 성장을 가속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업 방향성은 그대로”라며 “핵심 역량인 센서·기판·제어 부품은 스마트폰을 비롯해 자동차·드론·휴머노이드 로봇·위성에서 사용된다. 고객군을 넓혀 향후 양산될 제품에 LG이노텍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사장은 올해 경영은 ‘고성능 제품군 포트폴리오’(High Performance Portfolio) 사업 구조 안착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전사 자원을 전략적으로 분배해 고수익·고부가가치 사업을 키워 본질적인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는 “신규 사업 육성도 가속해 확실한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며 “자율주행 복합센싱·유리기판 등 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 ‘위닝 테크’를 확보하고, 인공지능 전환(AX) 전환을 가속화해 경쟁력 개선과 미래 성장 기반을 동시에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이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6’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마련한 전시 부스에서 ‘자율주행 복합 센싱 솔루션’이 전시돼 있는 모습./라스베이거스=정두용 기자 |
◇ “고객 니즈 충족할 수 있는 솔루션 기업될 것”
문 사장은 작년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기판소재사업부와 전장부품사업부를 각각 패키지솔루션사업부, 모빌리티솔루션사업부로 명칭을 변경했다. 문 사장은 “자체 개발한 부품을 고객에게 낙찰 받는 식의 비즈니스 모델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LG이노텍은 지금까지 축적해온 혁신기술과 제품 라인업을 기반으로, 고객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사업 패러다임을 전환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단순한 부품 공급사에서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변화하겠다”는 것이다.
LG이노텍은 기존에 선보인 부품들을 융·복합하거나, 이 부품들을 제어하는 통합 소프트웨어까지 개발하는 식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고객사의 불편·불만·고충 등 ‘페인 포인트’를 해결하면서 실적 성장을 이루겠다는 포부다.
문 사장은 “이번 CES 2026에 조성한 전시 부스도 이런 방향성을 적극 반영해 솔루션 단위로 제품을 전시했다”며 “차량 카메라 모듈뿐 아니라 라이다(LiDAR)와 레이더(Radar) 그리고 이와 연동된 소프트웨어까지 통합 솔루션으로 선보인 ‘자율주행 복합 센싱 솔루션’이 대표적 사례”라고 했다. 자율주행차에 탑재할 수 있는 LG이노텍 제품은 16종에 달한다. 이 제품들을 통합 적용했을 때 시너지를 어떻게 낼 수 있는지를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줬다는 것이다.
문 사장은 “올해 CES에서 LG이노텍 협력사와 함께 자동차·로봇 회사들을 많이 만났다”며 “특히 로봇의 경우 상용화 시점이 매우 빨라 다가올 것으로 생각돼 관련 사업 강화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혁수 LG이노텍 사장이 지난 7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6’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전시 부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LG이노텍 |
◇ “반도체 기판, 최대 생산 상태 접어들 것”
문 사장은 자동차·로봇과 함께 신규 성장 분야로 ‘패키지 솔루션’ 사업을 꼽았다. 패키지 솔루션 사업은 매출 규모 대비 수익성이 가장 높아 LG이노텍의 ‘효자 사업’으로 꼽힌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성능이 높아지면서 고성능·고집적 모바일용 반도체 기판 수요가 늘고 있는데, LG이노텍은 고주파 시스템인 패키지(RF-SiP)·플립칩 칩스케일패키지(FC-CSP)·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 패키지(FC-BGA) 등 자사 품을 앞세워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문 사장은 “반도체 패키지 기판 수요가 당분간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LG이노텍의 반도체 기판 생산 가동률도 최대를 기록하고 있어 최대 생산(Max Capa) 상태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 대응을 위해 패키지 솔루션 생산 능력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문 사장은 고수익 패키지 솔루션 사업 확대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이 부문 영업이익 기여도를 현재 주력인 광학 솔루션 사업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했다. LG이노텍의 작년 3분기 기준 패키지 솔루션 사업의 누적 매출액은 1조23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4.3% 증가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8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상승했다. 전체 영업이익의 20% 이상을 패키지 솔루션 사업에서 담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 사장은 “모빌리티 솔루션 사업도 흑자 경영 기조를 지속 이어가며, 고수익 중심의 사업 구조 정착을 가속할 것”이라고 했다.
◇ “유리기판·로봇업,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 중”
문 사장은 미래 먹거리 마련을 위해 ‘유리기판’과 ‘로봇’ 산업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유리기판은 AI 시대에 기술적 한계에 다다른 패키징 영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고효율·고집적·고성능 반도체가 더 많이 필요해지면서 이를 구현하는 패키징 기판의 크기도 커지고 있다.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플라스틱 재질(유기)의 패키징 기판은 크기가 커질수록 뒤틀림이 생겨 반도체 성능이 저하된다. 유리는 이런 변형 없이 반도체 기판의 크기를 키울 수 있는 소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 사장은 “유리기판의 경우 기술적으로는 아직 시장의 기대만큼 업계의 기술력이 고도화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기판의 대면적화와 적층으로 인해 유리에 금이 가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업계 공통 과제이자, 이를 가장 먼저 해결해 내는 쪽이 유리기판 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손잡고 유리기판 시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LG그룹 내 계열사들과 협력 시너지를 통해서도 유리기판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이노텍은 빅테크 기업과 협업해 2028년 유리기판 시제품을 양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문 사장은 “LG이노텍은 지난해 마곡 연구개발(R&D)센터에 유리기판 개발을 위한 장비 도입을 마쳤고, 구미 FC-BGA 양산 경험을 통해 확보한 빌드업(build-up) 기술을 유리기판에 접목해 품질과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며 “올해도 유리기판 개발을 위한 R&D 및 투자를 지속 이어갈 방침”이라고 했다.
로봇은 올해 CES에서 가장 크게 주목받은 분야다. 문 사장은 “로봇용 센싱 부품 사업의 경우 올해부터 양산이 시작됐고, 매출 규모는 수백억 단위”라며 “LG이노텍은 독보적인 센싱·기판·제어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탁월한 고객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로봇 솔루션 분야를 지속 발굴해 사업화 검토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LG이노텍은 작년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협력해 로봇용 ‘비전 센싱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로봇용 부품 개발을 전담하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로보틱스 태스크(task)를 별도로 꾸린 바 있다. 문 사장은 “로봇 산업 분야에서 외부와의 협력, 투자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정두용 기자(jdy2230@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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