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대표적 산유국 아랍에미리트(UAE)가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서비스·제조·첨단산업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경제로 전환하는 ‘포스트 오일’ 시대를 개막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수요 변화에 발맞춰 경제와 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의도에서다. 조선비즈는 포스트 오일 트렌드의 최전선에 선 아부다비를 방문해 석유 이후의 미래를 준비하는 현장을 돌아봤다.[편집자 주]
“우리 대학은 아랍에미리트(UAE)가 지식 기반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대학이 길러낸 인재들이 국가 혁신을 이끌고, 다양한 산업 분야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지난달 3일(현지 시각) 아부다비 칼리파대 캠퍼스에서 만난 마흐무드 알 쿠타이리 교무처장은 칼리파대의 역할을 이렇게 설명했다. 칼리파대는 UAE가 ‘포스트 오일(오일 이후) 시대’를 대비해 미래 국가 발전을 이끌 고급 연구개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2007년 설립됐다. 한국과는 2019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하고, 고려대와도 박사 과정 학생 교류를 진행하는 등의 인연이 있다.
아부다비는 인공지능(AI), 바이오, 금융 등 비(非)석유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며 ‘포스트 오일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과 스타트업 유치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인재 육성이다. 그 첨병인 칼리파대는 아부다비가 국가 전략으로 키우는 첨단 기술 산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단과대학도 공학·물리과학대학, 컴퓨팅·수리과학대학, 의학·보건과학대학 등 3개로 구성돼 있다.
“우리 대학은 아랍에미리트(UAE)가 지식 기반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대학이 길러낸 인재들이 국가 혁신을 이끌고, 다양한 산업 분야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지난달 3일(현지 시각) 아부다비 칼리파대 캠퍼스에서 만난 마흐무드 알 쿠타이리 교무처장은 칼리파대의 역할을 이렇게 설명했다. 칼리파대는 UAE가 ‘포스트 오일(오일 이후) 시대’를 대비해 미래 국가 발전을 이끌 고급 연구개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2007년 설립됐다. 한국과는 2019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하고, 고려대와도 박사 과정 학생 교류를 진행하는 등의 인연이 있다.
아부다비는 인공지능(AI), 바이오, 금융 등 비(非)석유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며 ‘포스트 오일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과 스타트업 유치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인재 육성이다. 그 첨병인 칼리파대는 아부다비가 국가 전략으로 키우는 첨단 기술 산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단과대학도 공학·물리과학대학, 컴퓨팅·수리과학대학, 의학·보건과학대학 등 3개로 구성돼 있다.
◇기초 연구부터 기술 구현까지 지원
아부다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칼리파대는 글로벌 기준으로도 우수한 교육·연구 환경을 갖추고 있다. 학부생은 약 3700명인 반면 교수진은 약 380명으로, 교수 1인당 학생 수는 약 10명에 불과하다. 이는 세계 유수의 대학과 비교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칼리파대는 전 세계의 우수한 교수진을 영입하기 위해 부임과 동시에 연구를 시작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 펀드’를 자체 운영하고 있으며, 최첨단 연구 장비와 연구 시설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 같은 투자와 지원은 실제 현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날 둘러본 칼리파대의 연구시설은 웬만한 전문 연구소를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로봇 물고기 군집(swarm)을 개발하는 칼리파대 자율로봇시스템센터(KU-CARS) 연구소는 마치 바다를 축소해 옮겨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수조에는 실제 해수와 유사한 염도가 구현돼 있었고, 인위적으로 파도를 발생시키는 것도 가능했다. 해양 모니터링과 해상 인프라 점검, 난파선 탐색 등 다양한 임무에 투입될 로봇 물고기 군집을 개발하기 위해 실제 해양 환경을 정밀하게 재현해 놓은 것이다.
연구 활동은 캠퍼스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칼리파대는 ‘공학 박사(Doctor of Engineering)’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기초 연구를 넘어 산업과 직접 연계된 연구를 수행하고, 이를 기업 설립이나 제품 개발로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 에미레이트 글로벌 알루미늄(EGA), 아부다비 기술혁신연구소(TII) 등 UAE 주요 기관은 물론 지멘스, 록히드마틴, 보잉 등 글로벌 기업들과도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바얀 샤리프 칼리파대 부총장은 “학생들이 졸업 후 혁신가이자 기업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칼리파대가 이공계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면, AI 인재 육성에 집중하는 교육기관으로는 모하메드 빈 자이드 인공지능대학원(MBZUAI)이 있다. MBZUAI는 지난 2023년 UAE 국영 AI 기업 G42와 함께 세계 최초의 아랍어 기반 오픈소스 대규모언어모델(LLM) ‘자이스(Jais)’를 공개하며 주목 받았다. 메루안 데바 칼리파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MBZUAI가 AI 분야에 특화된 역할을 맡고 있다면, 칼리파대는 문제 해결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엔드투엔드(end-to-end)’ 접근 방식을 통해 산업 전반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책 일관성으로 전세계 인재 흡입
이처럼 대학에서 축적된 연구 역량을 실제 기술 혁신과 산업 성과로 연결하는 역할은 아부다비 첨단기술연구위원회(ATRC)가 맡고 있다. ATRC는 아부다비 정부 산하에서 R&D 전략을 총괄하며, 3개의 산하 기관을 통해 첨단 기술 연구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애스파이어는 공공·민관 기관의 기술적 수요를 수집하고, 기술혁신연구소(TII)의 연구개발과 벤처원(VentureOne)의 상용화로 이어지는 구조를 이끄는 역할을 한다.
지난달 6일(현지 시각) 아부다비 야스 마리나 써킷에서 한국 언론과 인터뷰 중인 스테판 팀파노 애스파이어 최고경영자(CEO) / 김송이 기자 |
애스파이어는 글로벌 기술 대회와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해 UAE의 공공·민관 기관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발굴하고 있다. 스테판 팀파노 애스파이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6일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단순히 적합한 인재를 찾는 데 그치지 않고, 이곳에서 그 누구도 시도하지 못한 성과를 실제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부다비 자율 레이싱 대회(A2RL) 모습. A2RL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들이 동시에 레이스를 펼치는 리그로, 2023년 출범했다. / A2RL 제공 |
그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11월 열린 아부다비 자율 레이싱 대회(A2RL)다. A2RL은 AI를 활용해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들이 동시에 레이스를 펼치는 리그로, 2023년 출범했다. 스테판 CEO는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불가능하다며 의구심을 보내는 이들이 많았다”며 “그러나 그 과정에서 전 세계 대학의 연구진 200여 명과 협력했고, 현재는 ATRC에 합류하려는 인재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부다비가 연구·개발에 진정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구체적인 사례로 보여줄 때, 인재들이 먼저 찾아온다는 것이다.
이 같은 성과의 밑바탕에는 아부다비의 흔들리지 않는 정책 환경이 있다. 아부다비는 막대한 오일머니에서 나오는 자금력을 바탕으로 포스트 오일 시대에 대비해 첨단 기술 산업을 육성하고, 이를 위해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뚜렷한 방향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왔다. 팀파노 CEO는 애스파이어에 합류하기 전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에서 이탈리아 밀라노,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등 여러 국가에서 근무했지만, 아부다비만큼 정부 정책이 일관되게 추진되는 곳은 드물다고 강조했다.
아부다비=김송이 기자(grap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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