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애슬레틱스는 재정력이 약한 팀이었고, 팀 성적이 나지 않아 팬들의 동요가 심했을 때다. 하지만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당시 애슬레틱스 단장 빌리 빈의 새로운 방식이 자리를 잡으며 시즌 100승 이상을 거두는 팀으로 탈바꿈했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빌리 빈 단장의 새로운 시각이 구단의 기존 보수적인 시각과 충돌하고 봉합되면서 팀이 성공하는 스토리를 그렸다.
실제 1998년 오클랜드는 74승88패로 리그 최하위에 그쳤으나 1999년 87승75패로 반등했고, 2000년에는 91승70패로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2001년에는 102승60패를 기록하며 시즌 100승을 넘어섰고, 2002년에도 역시 103승을 기록하며 2년 연속 100승 이상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2003년 역시 96승으로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그림 같은 성공 스토리다.
영화에서는 빌리 빈 단장이 기존의 비효율적인 선수를 내치고, 출루율 위주의 ‘가성비’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등용하면서 팀을 재편하는 과정을 그린다. 타 팀이 잘 주목하지 않지만, 팀 승리에 공헌할 수 있는 선수들을 데려와 주축을 삼는 과정은 사뭇 극적이다. 이후 많은 구단들이 오클랜드의 방식을 벤치마킹하면서 ‘세이버매트릭스’가 붐을 일으켰다. 특히나 오클랜드처럼 많은 돈을 쓸 수 없는 팀들이 틈새를 찾는 교본이 된 것은 사실이다.
필라델피아에서 메이저리그 단장을 지낸 루벤 아마로 주니어 또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머니볼’로 오클랜드의 야구가 너무 미화됐으며, 오클랜드의 성공은 오히려 당대를 풍미한 스타 플레이어들이 이끌었다는 것이다. 아마로 단장은 지난 9일(한국시간) 팟캐스트 프로그램인 ‘필리스 쇼’에 출연한 자리에서 오클랜드 머니볼을 다룬 이 영화가 “20년 동안 야구를 망쳐놨다”고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대중에게 알려진 것과 달리, 당시 오클랜드는 강력한 선발 로테이션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타선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들도 확실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머니볼’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다. 아마로는 이것을 지적한다. 아마로는 “훌륭하고 재미있는 영화였다. 하지만 우리는 당시 애슬레틱스 선발 로테이션에 사이영상을 받은 투수가 3명이나 있었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 게다가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에서 1·2위를 차지한 테하다와 차베스도 있었다. 그 점을 제외하면 훌륭한 영화였다”고 비꼬았다.
아마로는 영화 자체가 일반 팬들에게 메이저리그 프런트 오피스의 숨겨진 이면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는 좋은 평가를 내렸지만, 지나치게 극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머니볼 열풍으로 오히려 야구가 지나치게 분석에 매몰되며 정작 20년 동안 후퇴했다고 개인적인 생각을 드러냈다. 아마로는 “여러 의미에서 야구는 후퇴했다고 생각한다. 분석이 지나치게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지금은 다시 예전의 야구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 빌리 빈 단장은 결국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했다. 빌리 빈과 닮은 캐릭터라는 평가를 받는 앤드루 프리드먼 현 LA 다저스 야구부문 사장 또한 탬파베이 단장 시절 팀을 강팀으로 만드는 데는 성공했으나 우승에는 모자랐다. 그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은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다저스로 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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