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자신과 자식을 욕한 지인을 쇠사슬과 흉기로 살해하려 한 70대 남성에게 집행유예까 선고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제11형사부(이동식 부장판사)는 지난달 12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7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폭력예방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범행에 사용된 쇠사슬과 과도는 몰수했다.
A씨는 지난해 7월30일 오후 2시45분께 서울 중랑구 한 도로에서 쇠자물통이 달린 쇠사슬과 과도를 준비해 평소 알고 지내던 60대 남성 B씨를 찾아가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범행 나흘 전인 같은 달 26일 약 두 달간 함께 지내던 B씨에게 퇴거를 요구한 일로 관계가 악화된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씨는 범행 당일 B씨로부터 욕설과 모욕적인 표현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받고 격분했다고 한다.
A씨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B씨와 전화로 말다툼을 벌이던 중 자신의 아들까지 거론하며 욕설을 내뱉자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죽이러 간다”고 말한 뒤 흉기를 챙겨 집을 나섰다. 노상에서 B씨를 발견하자 A씨는 “너 죽이러 왔다”며 미리 준비한 쇠사슬을 휘둘러 그의 이마를 가격했다.
그러나 B씨에게 쇠사슬을 빼앗겼고 A씨는 바지 뒷주머니에서 과도를 꺼내 B씨의 목 부위를 향해 찔러 살해하려 했다. 다행히 지나가던 행인이 칼을 뺏으면서 미수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위험한 물건인 쇠사슬과 과도를 지니고 피해자를 찾아가 살해하려 한 범행 내용 및 수법에 비추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해자의 강한 유발로 인한 우발적 범행이고 미수에 그친 점,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경미하며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