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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에 미친 중국, 의대에 미친 한국' 정용재 PD가 말하는 새해 '인재 전쟁' [오승혁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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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에 미친 중국, 의대에 미친 한국' 정용재 PD가 말하는 새해 '인재 전쟁' [오승혁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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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다큐 '인재 전쟁' 정용재 PD 인터뷰 <상>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 한국은 어디로 가고 있나, 의대 쏠림 현상이 던진 경고


‘공대에 미친 중국–의대에 미친 한국, 인재전쟁’(인재전쟁)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정용재 PD(왼쪽)를 만나 문제의식의 출발점과 진단을 들어봤다. /서울 마포구=오승혁 기자

‘공대에 미친 중국–의대에 미친 한국, 인재전쟁’(인재전쟁)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정용재 PD(왼쪽)를 만나 문제의식의 출발점과 진단을 들어봤다. /서울 마포구=오승혁 기자


[더팩트|서울 마포구=오승혁 기자] 작년 여름 한 편의 다큐멘터리가 한국 사회에 적잖은 문제의식을 던졌다. 미국과 중국이 과학기술과 인재를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한국의 최상위권 학생들은 ‘의대’ 진학에 집중하는 현실을 조명해 큰 반향을 끌어냈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한국의 미래 경쟁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공대에 미친 중국–의대에 미친 한국, 인재전쟁’(인재전쟁)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정용재 PD를 만나 문제의식의 출발점과 진단을 들어봤다. 정용재 PD는 이이백·신은주 PD와 함께 KBS1 시사교양 프로그램 '다큐 인사이트'의 '인재전쟁'을 연출한 뒤 책으로도 펴내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2026학년도 대학입시 정시 전형이 실시되고 있는 새해 벽두, 그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다큐멘터리 제목에 ‘인재 전쟁’이라는 표현을 쓰셨습니다. ‘전쟁’이라는 단어를 붙이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실 이건 진짜 총성 없는 전쟁입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전쟁처럼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잖아요. 그런데 여기에 매몰돼 있다 보면, 우리가 어떤 세계 속에 살고 있는지를 자주 잊게 되는 것 같아요.

산업계나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분들을 만나보면, 이 싸움은 옛날 세계대전보다도 더 치밀하고, 더 물밑에서, 더 악랄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말 생존을 걸고 싸우는 전쟁이죠. 이 전쟁에서 과연 우리가 얼마나 승산이 있을까, 매일같이 고민하고 계십니다.

-다큐에서 미국과 중국을 글로벌 기술 ‘대표 주자’로 표현하셨습니다. 실제로 두 나라의 기술 경쟁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과학자, 공학자, 산업 분야에서 일했던 분들을 인터뷰해보면 눈빛 자체가 위기감과 공포로 가득 차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정말 대표 주자로서 박 터지게 싸우고 있고, 그 아래에서 과학기술 개발이 진행됩니다. 두 국가는 장기적인 플랜을 세우고, 상대의 반응까지 예측하면서 움직이고 있어요. 정말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거죠.

-과학기술 경쟁이 ‘전쟁’ 수준까지 올라갔다고 보시는 건가요?

과학기술은 안보와 직결돼 있습니다. 자율주행, 자율비행, 2차전지, 전기차, AI 같은 기술들은 조금만 비틀면 군사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총성 없는 전쟁이지만, 훗날 총성 있는 전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영역이에요. 그 정도로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대표 주자가 우리나라를 가운데 두고 싸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그 사이에 낀 한국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그 질문을 계속 던졌는데, 솔직히 명확한 답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4년 전에 발표했던 ‘국가 12대 과학기술 방향’ 정도밖에 없어요. 그것도 굉장히 추상적이고, 실제로 이행되고 있는 단계를 보면 중국이 우리를 앞선 지가 너무 오래됐습니다.

-중국의 기술력을 실제로 확인하면서 느낀 점도 컸을 것 같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중국이 값싼 비용과 상용화 능력에는 강하지만, 실험실 속 원천기술은 우리나라 기업이나 연구소가 더 잘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국을 직접 가보고, 국내외 전문가들을 만나고, 글로벌 자료를 찾아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는 걸요. 원천기술에서도 우리가 많이 뒤처져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속도입니다. 중국의 속도가 워낙 빠릅니다. 이대로 가면 5년 뒤에는 정말 따라갈 수 없는 초격차까지 벌어질 수 있습니다.지금 추이를 보면 그렇습니다. 우리가 가장 잘한다고 하는 반도체 분야조차 기술 격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정하기 싫지만 현실이에요.

-이 상황을 ‘전쟁’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결국 여기에 있는 것 같네요.

그렇죠. 사실 이것만큼 무서운 전쟁이 어디 있을까요?

※ 이어지는 2부에서 한국 사회에서 최상위 인재들이 왜 의대로 몰리게 됐는지,교육·미디어·사회 분위기가 인재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짚는다.


sh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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