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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운명의 날, 유지되면 증시 상승?…고용지표도 주목[오미주]

머니투데이 권성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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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운명의 날, 유지되면 증시 상승?…고용지표도 주목[오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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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미국 증시가 9일(현지시간) 새해 들어 처음으로 중요한 시험대를 맞게 된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할 지난해 12월 고용지표가 발표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부과한 대부분의 관세에 대해 연방대법원이 적법성 판결을 선고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S&P500지수 최근 한달간 추이/그래픽=이지혜

S&P500지수 최근 한달간 추이/그래픽=이지혜




9일 증시 변동성 커질까

미국 주식과 채권시장은 새해 들어 미국 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며 베네수엘라 석유를 신속히 통제하고 증시 내에 기술주에서 다른 섹터로의 순환매가 진행되는 가운데 비교적 차분한 흐름을 보였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투자운용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마이클 애론은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많은 헤드라인 뉴스들이 있었던 것에 비하면 약간 너무 조용하고 너무 차분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런 잔잔한 분위기는 9일 태풍이 몰아치며 바뀔 수 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스티븐 소스닉은 9일 만기를 맞는 행사가격 부근의 옵션 계약에 근거할 때 S&P500지수가 9일 위나 아래로 0.9%가량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옵션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일하게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간 놀랄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시장의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봤다.

S&P500지수와 통상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는 새해 들어 S&P500지수가 상승한 날에도 함께 오르며 투자자들이 변동성 확대를 예상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해 말 14.95였던 VIX는 8일 15.45로 3.3% 올랐다.

CBOE 변동성 지수(VIX) 최근 한달간 추이/그래픽=이지혜

CBOE 변동성 지수(VIX) 최근 한달간 추이/그래픽=이지혜




고용지표, 너무 강해도 약해도 위험

지난해 12월 고용지표는 9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10시30분)에 발표된다. 다우존스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12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는 7만3000명 늘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월(지난해 11월)의 6만4000명보다 증가폭이 확대된 것이다. 지난해 12월 실업률은 4.5%로 전월 4.6%보다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븐스 리포트의 설립자이자 사장인 톰 에세이는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더 강하게 나오든, 약하게 나오든 증시에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현재 증시는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아 최선의 시나리오를 벗어나는 상황에 대해 수용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현재 S&P5000지수의 향후 1년간 순이익 전망치를 기준으로 한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2배가 넘는다. 이는 역사적 상단으로 S&P500지수가 고점을 치고 9개월 이상 약세장을 이어갔던 2022년 1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고용지표가 너무 강하게 나오면 투자자들은 연준의 올해 금리 인하 횟수가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며 부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 반면 고용지표가 너무 약하게 나오면 노동시장 부진으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가 제기되며 고평가 주식에 대한 매도세가 촉발될 수 있다.

에세이는 "지난 2번의 고용지표와 같이 견조한 고용 증가와 안정적인 실업률을 보여주는 골다락스 수치가 증시에 최선의 시나리오"라며 "이 경우 증시는 랠리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골디락스는 경제가 너무 뜨겁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은 적절한 상태에 있는 것을 의미한다.

S&P500지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그래픽=윤선정

S&P500지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그래픽=윤선정




시장은 관세 위법 판결 예상

9일엔 트럼프 행정부가 도입한 관세 대부분의 적법성에 대해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선고될 가능성도 있다. 대법원은 웹사이트를 통해 9일이 판결 선고일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어떤 사건에 대한 판결인지 미리 알리지는 않지만 상호관세 등 대통령의 비상 권한에 근거해 부과된 관세에 대한 판단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의 판결 선고는 대법관들이 입정하는 오전 10시(한국시간 자정) 이후에 이뤄진다.

암호화폐 기반의 예측 사이트인 폴리마켓은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가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24%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월가에서는 지난해 11월 구두 변론 때 대법관들의 질문과 분위기를 근거로 트럼프 행정부에 불리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에 대비해 왔다.

이 때문에 월가 전문가들은 관세의 일부 혹은 전부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와도 시장이 비교적 담담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크로스브리지 캐피털 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매니시 싱은 관세가 위법하다는 판결이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선반영돼 있을 수 있다고 봤다.

문제는 대통령의 비상 권한을 근거로 부과된 관세가 위법하다는 판결을 받으면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방식으로 관세를 유지하려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고조되며 증시에 부담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


관세 위법 판결시 달러 약세 전망

관세가 적법하지 않다는 판결이 내려질 경우 소매업체들의 주가 반응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관세 부담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주가가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트코와 굿이어 타이어 등 1000개 이상의 기업은 이미 납부한 관세 환급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비상 권한에 따라 부과된 관세는 지난해 12월 중순까지 약 1330억달러가 징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싱은 관세가 위법 판결을 받으면 미국 달러가 즉각적으로 약세를 나타내고 단기 금리가 하락하면서 국채수익률 곡선이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관세 폐지로 인해 인플레이션 부담이 줄면 연준의 더 적극적인 금리 인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관세가 폐지된다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근거가 어디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관세 유지시 증시 랠리?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가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오면 어떻게 될까. 펀드스트랫의 이코노미스트인 하디카 싱은 이 경우 증시가 오히려 랠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긴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도 경제는 별다른 타격이 없었던데다 미국의 재정적자 우려가 큰 상황에서 막대한 관세 수입이 약간의 안도감을 줬기 때문이다.

그는 "이 모든 상황에서 가장 우스운 것은 관세가 처음에는 자본주의의 종말을 나타내는 끔찍한 일로 보였으나 지금은 주식과 채권 투자자 모두 가능한 어떤 방식으로든 관세가 계속 유지되기를 바라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는 요즘 시장의 심리가 얼마나 빨리 변하는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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