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 5층 진실화해위 청산팀 사무실 한 쪽에 6층에서 쓰던 비품들이 포장된 상태로 쌓여있다. 고경태 기자 |
제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를 법적으로 뒷받침할 진실화해위 기본법(과거사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미뤄지는 가운데, 정부가 법 통과에 대비해 3기 출범을 위한 준비조직을 미리 가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송상교 사무처장 등 법 통과 시 주요 의사결정을 할 인사들도 자문위원 형식으로 위촉했다.
9일 행정안전부(행안부)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행안부 사회통합지원과는 과거사법 개정안이 통과될 상황을 가정하고 4급 서기관과 5급 사무관 등 4명으로 구성된 제3기 진실화해위 설립준비조직을 구성했다. 이들은 지난 5일부터 2기 진실화해위 청산팀이 상주하는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 5층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업무를 시작했다.
제3기 설립준비조직에 참여한 행안부 관계자는 9일 오후 한겨레와 만나 “본래 법이 통과되면 6개월 정도의 시행 기간을 두고 준비조직을 만들어 차근차근 출범에 필요한 예산과 조직 등의 사항을 검토하고 추진해야 하는데, 이번에는 워낙 시간이 없어 준비조직을 미리 띄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020년 12월10일 출범한 2기 진실화해위의 경우 관련 과거사법 개정안이 5월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7개월 가까운 준비 기간이 있었지만, 다음 달 26일로 출범일을 잡아놓은 3기 진실화해위의 경우 현재 한달 반밖에 남지 않았다.
앞서 지난해 12월3일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과거사법 개정안은 30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3기 진실화해위가 정해진 날짜에 출범을 못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더 늦기 전에 최소한의 행정 절차라도 준비하기 위해 조직을 꾸렸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이와 함께 청와대와의 협의를 거쳐 2기 진실화해위 송상교 사무처장 등 5명으로 구성된 3기 설립 자문위원단도 구성했다. 이들은 행안부 설립준비조직과의 협의를 통해 3기 진실화해위 출범 준비에 필요한 의사 결정을 해나갈 예정이다. 자문위원단에는 송 사무처장 외에도 박은성 진실화해위 조사3과장,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상임활동가, 이형숙 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 공동집행위원장, 이정하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상임활동가가 참여한다. 2기 진실화해위 한 관계자는 “추후 설립준비단에 합류할 인사들을 법 통과에 앞서 자문위원으로 위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둔 과거사법 개정안은 진실화해위 조사 기간을 최대 5년으로 1년 늘리고, 위원 수를 9명에서 13명으로 4명 늘리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다. 이 개정안에 대해서는 여야가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행안위 소속 국민의힘 이성권 위원은 한겨레에 “더불어민주당이 과거사법을 우선순위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자고 하면 우리 당에서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7일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한 결과 본회의를 15일에 열기로 합의해, 이날 과거사법 개정안이 상정돼 통과될지 주목된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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