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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에 독” 학교 테러 협박…잡고 보니 촉법소년, 명의도 도용

헤럴드경제 나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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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에 독” 학교 테러 협박…잡고 보니 촉법소년, 명의도 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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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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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타인의 명의를 도용해 테러 협박 글을 올린 촉법소년이 경찰에 적발됐다.

9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광주경찰서는 공중협박 혐의로 중학생 A군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 중이다. A군은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 촉법소년(만 10세 이상~14세 미만)이다.

A군은 지난해 10월 13일 렌탈 서비스 회사인 코웨이 홈페이지 게시판에 두 차례에 걸쳐 “초월고등학교(경기 광주 소재) 정수기에 독을 탔다”는 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는초월고 학생인 김모 군의 이름을 글 작성자로 써넣어 명의를 도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글을 확인한 코웨이 측은 즉시 초월고에 이를 통보했고, 학교 측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범행에 메신저 앱 ‘디스코드’가 사용된 것으로 보고, 여러 수사 기법을 동원해 약 3개월 만에 A군의 신원을 특정했다.

조사 결과 A군은 최근 구속 기소된 고등학생 B군이 개설한 디스코드 대화방에 참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B군은 자신이 재학 중인 인천 서구의 한 고등학교를 포함해 경기 광주와 충남 아산 일대의 중·고등학교, 철도역 등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허위 협박 글을 지난해 9~10월 사이 총 13차례 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군은 범행 과정에서 “절대 못 잡죠. VPN(가상사설망) 5번 우회하니까 아무고토(아무것도) 못하죠” 등 경찰을 조롱하는 글을 함께 올리기도 했다. 당시 B군은 초월고 김군의 명의도 도용하면서 대화방 참가자들에게 스와팅(swatting·허위 신고)을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와팅이란 특정 대상자를 괴롭힐 목적으로 공권력을 출동시키도록 하는 범죄를 일컫는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인천에서 붙잡힌 사람(B군)이 하자고 해서 나도 했던 것”이라며 “초월고 정수기 사건 외에는 다른 범행을 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군의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을 포렌식 해 여죄를 확인할 방침이다. 다만 A군이 촉법소년인 점을 고려해 형사처벌 대신 소년보호사건으로 처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