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급등에 주식 계좌 54% 증가
"예금, 청약 해지하고 주식 투자 올인"
예적금 해지 계좌 1573만 건 달해
"예금, 청약 해지하고 주식 투자 올인"
예적금 해지 계좌 1573만 건 달해
국내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역대급 불장’이 이어지자 2030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예·적금과 청약을 해지하고 주식시장으로 몰리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가 급등하고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600선까지 돌파하면서 단기간 고수익을 노린 ‘한탕 심리’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8일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주가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5일 하루 만에 7% 넘게 급등해 14만 전자를 돌파했고, SK하이닉스는 이날 사상 처음으로 78만원 대를 ‘터치’했다. 코스피 지수 역시 4600선을 돌파하는 등 코스피 강세가 이어지자 최근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억대 수익 인증 글과 함께 “예금과 적금을 깨고 주식에 올인하겠다”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 모(33) 씨는 “아침마다 경제 방송과 유튜브를 챙겨보는데, 지금 같은 불장에 예적금으로 돈이 묶여 있는 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금보다 더 늦으면 뒤처질 것 같아 적금을 해지하고 삼성전자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일부 적극적인 투자자들에게만 국한되지만은 않는 추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청약 통장을 해지해 반도체주를 샀다”, “정기 예금을 중도 해지한 뒤 주식에 올인 했다”는 글들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한 20대 후반 직장인은 “코스피가 연일 최고치를 찍고 수익 인증 글들을 보니 주식을 안 하면 손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며 “주변에서도 주식을 새로 시작하는 사람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주식 투자 경험이 거의 없던 사회 초년생들까지 시장에 뛰어들면서 불안 심리가 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다.
실제 주식 계좌 개설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제신문이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받은 통계 자료에 따르면 주식 매매 가능 리테일 계좌 수는 2024년 말 124만 5851개에서 2025년 말 195만 639개로 1년 새 70만 4788개(56.6%) 급증했다. 연령별로 보면 20·30대 청년층의 주식 매매 계좌 수는 2024년 말 56만 6609개에서 2025년 말 87만 3958개로 1년 새 30만 7349개(54.2%) 급증했다. 전체 연령대로 넓혀도 주식 계좌 수는 같은 기간 124만 개에서 195만 개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상승 흐름이 본격화된 이후 개인 투자자 유입이 가팔라지고 예·적금이나 청약 자금을 주식으로 옮기는 움직임이 계좌 수 증가로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예·적금 해지 역시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국내 19개 은행의 예·적금 해지액은 110조 7679억 원, 해지 계좌 수는 1573만 건에 달했다. 안정적 자산을 줄이고 변동성이 큰 주식 투자로 이동하는 흐름이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 국면에서 섣부른 고액 투자는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분간 상승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섣불리 큰 금액을 투자하거나 무리한 자산 이동은 손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real@sedaily.com정유나 기자 me@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