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헤럴드경제 언론사 이미지

“한국 연구진 해냈다” 난치성 ‘뇌 종양’ 시작점 발견…조기진단·재발 억제↑

헤럴드경제 구본혁
원문보기

“한국 연구진 해냈다” 난치성 ‘뇌 종양’ 시작점 발견…조기진단·재발 억제↑

속보
의정부서 강풍에 간판 떨어져 20대 행인 사망
- KAIST-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공동연구 성과
- 정상 뇌조직 속 ‘기원세포’서 시작 첫 규명
이번 연구를 수행한 박정호(왼쪽부터) KAIST 의과학대학원 박사후연구원, 이정호 KAIST 교수, 강석구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교수.[KAIST 제공]

이번 연구를 수행한 박정호(왼쪽부터) KAIST 의과학대학원 박사후연구원, 이정호 KAIST 교수, 강석구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교수.[KA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특정 유전자(IDH)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IDH-돌연변이 신경교종은 50세 이하 젊은 성인에게 가장 흔한 악성 뇌종양으로, 재발률이 높아 치료가 어려운 난치성 뇌암이다. 그동안 치료는 눈에 보이는 종양 덩어리를 제거하는 데 집중돼 왔다.

KAIST는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와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강석구 교수 공동연구팀이 IDH-돌연변이 신경교종이 정상 뇌조직에 존재하는 교세포전구세포(Glial Progenitor Cell, GPC)에서 기원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에 9일 게재됐다.

연구팀은 광범위 절제 수술을 통해 확보한 종양 조직과 종양 주변의 정상 대뇌피질을 정밀 분석한 결과, 겉보기에는 정상인 뇌조직 안에 이미 IDH-돌연변이를 가진 ‘기원세포(cell of origin)’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악성 뇌종양이 특정 시점에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정상 뇌 속에서 이미 시작돼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고 있었다는 점을 처음으로 입증한 결과다.

연구팀은 ‘어떤 유전자가 어디에서 작동하는지’를 한 번에 보여주는 최신 분석 기술인 ‘공간 전사체 기술’을 활용, 이러한 변이를 가진 기원세포가 대뇌피질에 존재하는 교세포전구세포(GPC)임을 확인했다.


더 나아가, 환자에게서 발견된 것과 동일한 유전적 변이를 마우스의 교세포전구세포에 도입해 실제 뇌종양이 발생하는 과정을 동물모델에서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뇌종양의 ‘기원’을 규명한 기존 연구를 한 단계 확장한 성과다. 연구팀은 앞서 2018년, 대표적인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glioblastoma)’이 종양 본체가 아닌, 성인 뇌에서도 새로운 뇌세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뇌 속의 원천 세포인 뇌실하영역의 신경줄기세포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밝혀낸바 있다.

뇌속 난치성 뇌종양 기원세포(AI생성 이미지).[KAIST 제공]

뇌속 난치성 뇌종양 기원세포(AI생성 이미지).[KAIST 제공]



이번 연구는 ‘교모세포종’과 ‘IDH-돌연변이 신경교종’이 같은 뇌암이라 하더라도, 출발 세포와 시작 위치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밝혀내며, 뇌종양은 종류마다 발생 과정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강석구 교수는 “뇌종양은 종양 덩어리가 보이는 자리에서 바로 시작되지 않을 수 있다”며 “뇌종양의 아형에 따라 기원세포와 기원 부위를 직접 공략하는 접근은 조기 진단과 재발 억제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KAIST 교원창업기업 소바젠㈜은 IDH-돌연변이 악성 뇌종양의 진화와 재발을 억제하는 RNA 기반 혁신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또한 세브란스병원은 연구중심병원 한미혁신성과창출 R&D 사업을 통해 난치성 뇌종양의 초기 변이 세포 탐지 및 제어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박정원 KAIST 의과학대학원 박사후 연구원은 “KAIST의 세계적 기초과학 연구 역량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임상 역량이 결합해 이룬 성과”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