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아시아경제 언론사 이미지

"정수기에 독" "절대 못잡죠"…경찰 조롱하고 협박한 촉법소년, 결말은?

아시아경제 김현정
원문보기

"정수기에 독" "절대 못잡죠"…경찰 조롱하고 협박한 촉법소년, 결말은?

속보
군경TF, '북한 무인기' 피의자 3명 출국금지
경찰 수사 3개월 만에 인적사항 특정
메신저앱 '디스코드'서 알게된 명의 도용
'스와핑' 긴급 대응 인력 투입 허위 신고
타인 명의를 도용해 정수기 렌털 서비스 회사에 테러 협박을 한 촉법소년(형사미성년자)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광주경찰서는 공중협박 혐의로 10대 중학생 A군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 중이라고 8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지난해 8월29일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29일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A군은 지난해 10월13일 두 차례에 걸쳐 렌털 서비스 회사인 코웨이 홈페이지 게시판에 "(경기 광주 소재) 초월고등학교 정수기에 독을 탔다"는 테러 글을 쓴 혐의를 받는다. 그는 글 게시자로 초월고 학생인 김모군의 이름을 써넣어 명의를 도용했다. 코웨이 관계자는 테러 게시물 확인 후 초월고에 알렸고, 뒤이어 학교 측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메신저 앱 '디스코드'를 사용한 것으로 보고, 여러 수사 기법으로 수사한 끝에 3개월여 만에 A군의 인적 사항을 특정했다.
조사 결과 A군은 학교를 포함한 공공시설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 글을 반복해서 올린 혐의로 최근 구속기소 된 고등학생 B군이 만든 디스코드 대화방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B군은 자신이 다니는 인천시 서구 대인고를 상대로 폭파 협박을 한 것을 비롯해 지난해 9~10월 경기 광주와 충남 아산의 중·고등학교, 철도역 등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글을 총 13번 올렸다. 그는 범행 과정에서 "절대 못 잡죠. VPN(가상사설망) 5번 우회하니까 아무고토(아무것도) 못하죠" 등 경찰을 조롱하는 글을 함께 올리기도 했다.

당시 B군은 초월고 김군의 명의도 도용하면서 대화방 참가자들에게 스와팅(swatting·허위 신고)을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와팅은 미국 경찰 특수부대 스와트(SWAT)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스와팅이란 허위 신고를 해 SWAT팀을 출동하게 만든다는 의미로, 긴급 대응 인력을 특정 장소로 투입하게 하는 등 공권력을 출동시키도록 하는 허위 신고 범죄를 일컫는다.


A군은 경찰에서 "인천에서 경찰에 붙잡힌 사람(B군)이 하자고 해서 나도 했던 것"이라며 "초월고 정수기 사건 외에는 아무런 잘못을 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A군의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을 포렌식 해 추가 혐의가 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다만 A군이 만 10세 이상~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인 점을 고려해 소년보호사건으로 처리한다.
대기업 상대 폭파 협박 사건 용의자도 10대
한편 지난달 카카오를 비롯한 대기업을 상대로 한 폭파 협박 사건에서 글 게시자로 등장한 인물들이 모두 명의도용 피해를 주장한 가운데 이들이 10대 용의자 1명을 지목해 경찰이 수사 중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5일 정례간담회를 통해 "이 사건 글 게시자는 대통령 사칭 사례를 제외한 3명이고, 관련 진술을 통해 확인한 1명까지 총 4명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와 네이버, KT, 삼성전자 등을 상대로 한 폭발물 설치 협박 글은 카카오 CS센터(고객센터) 게시판 등에 지난해 12월 15~23일까지 11차례 올라왔다. 글 게시자는 해당 글에 자신을 각각 대구 모 고교 자퇴생, 광주 모 중학교 재학생, 이름만 ○○○이라고 쓰면서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협박했다.

경찰은 10대인 이들 세 사람에 대해 조사했지만, 하나 같이 명의도용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또 다른 10대인 C군을 용의자로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명의도용 피해를 주장하는 3명과 C군이 사이버상에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보고 C군의 혐의 여부를 조사 중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