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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제국' 세운 프린스그룹 천즈…10대부터 PC방서 사이버범죄(종합)

연합뉴스 박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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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제국' 세운 프린스그룹 천즈…10대부터 PC방서 사이버범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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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12월 사업체 일자리 5만개 순증…실업률 4.4%로 ↓
2009년 캄보디아 건너가…캄 정·재계 밀착해 막대한 부 일궈
美아닌 中으로 소환돼 처벌 '주목'…中, 스캠조직에 사형 선고 사례
(서울·하노이=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박진형 특파원 = 캄보디아 대규모 스캠(온라인 사기) 범죄단지의 배후로 지목된 프린스그룹(중국명 태자집단·太子集團)의 천즈(陳志·39) 회장이 체포돼 중국으로 송환됐다.

프린스그룹이 사실상 몰락하는 수순에 놓인 가운데 그가 어떻게 캄보디아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로 떠오르게 됐는지, 중국 당국으로부터 어떤 처분을 받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10대 때부터 사이버 범죄에 가담하고 20대 때 캄보디아에 정착해 막대한 규모의 범죄조직을 키워온 과정을 중화권 현지 매체들과 워싱턴포스트(WP)·CNN·블룸버그 통신 등이 최근 잇따라 조명했다.

프린스그룹 천즈 회장[프린스그룹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프린스그룹 천즈 회장
[프린스그룹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중학교 중퇴 후 PC방 취업…온라인게임 관련 사이버범죄 가담

중국 홍성신문, 홍콩 성도일보, 캄보디아차이나타임스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천즈는 중학교 중퇴 뒤 온라인 게임 관련 사기를 저지르는 등 10대 시절부터 사이버 범죄행위를 하며 보낸 것으로 보인다.

출생지는 중국 동남부 푸젠성 롄장현 샤오아오진으로 알려졌다.


비교적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중학교 중퇴 뒤 외지로 나와 PC방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이후 PC방을 근거지 삼아 동급생들을 모으고 사이버 공격과 불법 게임 서버 운영, 이용자 정보 거래 등을 통해 돈을 벌기 시작했다.

천즈는 2009년 캄보디아로 건너간 것으로 전해진다.


처음에는 부동산 분야에 뛰어들어 지방 말단 관리들로부터 저가에 토지를 확보, 중국인 노동자를 고용해 아파트를 건설하고 중국 동포들에게 임대하며 사업을 확장해나갔다.

2014년 캄보디아 국적을 취득했고 이듬해인 2015년 프린스그룹을 설립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전 세계 평범한 사람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세운 '검은돈 제국'의 시작이었다.

캄보디아 프놈펜에 프린스그룹 본사 건물에 위치한 프린스은행[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캄보디아 프놈펜에 프린스그룹 본사 건물에 위치한 프린스은행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 '성공한 사업가' 이면에 악랄한 스캠 조직


천 회장은 대외적으로는 '캄보디아의 미래에 투자한다'고 홍보하면서 부동산을 넘어 금융과 관광, 카지노 등으로 분야를 확장해 30여개국에서 사업을 벌였다.

그는 '성공한 사업가' 이미지를 만들었고, 프린스호텔을 운영하며 캄보디아 정·재계의 모임 거점으로 활용했다.

그 이면에는 인신매매, 감금, 사기 등의 악랄한 수법으로 국경을 초월한 온라인 사기 범죄를 통해 얻은 불법 수익 창출이 있었다.

그러나 피해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지난해 10월 미국과 영국 정부는 프린스그룹과 천즈 회장에 대한 제재에 나섰다.

미국은 폭력 승인, 뇌물 제공 지시, 불법 수익 세탁 등의 혐의로 천 회장을 기소했다.

미국은 천 회장과 그의 사업에 연계된 약 140억 달러(약 20조3천억원)의 비트코인을 압수했다. 영국, 싱가포르, 대만, 홍콩 등지의 다른 자산들도 잇달아 압류됐다.

미국 법무부 기소장에 따르면 천즈는 캄보디아 전역에서 최소 10개의 거점 사기 단지를 운영했다.

프린스그룹 범죄단지의 직원 규모가 5천명에서 1만명에 이르고 사기 계정은 70만개를 넘을 것으로 미국 법무부는 추산했다.

사기단지에서는 캄보디아만이 아닌 중국,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 국가 출신들이 일자리를 찾으러 왔다가 폭력과 위협 속에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하는 스캠에 가담했다.

천 회장은 미국과 영국의 제재 약 3개월 만인 지난 6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체포돼 쉬지량과 샤오지후 등 다른 중국 국적자들과 함께 중국으로 송환됐다.

프린스그룹의 '핸드폰 방'[중국 현지매체 매일경제신문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프린스그룹의 '핸드폰 방'
[중국 현지매체 매일경제신문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 수십억대 요트·명품 시계 등 뇌물 무기로 각국 권력과 유착

이렇게 긁어모은 막대한 재력으로 천 회장은 각국 당국자들에게 뇌물을 뿌려 자신의 사업을 보호했다.

미 법무부 공소장에 따르면 천 회장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중국과 다른 나라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주고 뇌물 수수 내역을 기록한 장부를 보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중국 공안부·국가안전부 공무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자신의 범죄단지에 대한 수사 정보를 미리 빼돌렸다고 미 당국은 보고 있다.

또 천 회장의 공범이 중국 공안부 관리에게 프린스그룹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를 막아주면 관리 아들의 "뒤를 봐주겠다"고 약속한 적도 있었다고 공소장은 지적했다.

이렇게 중국 당국과 쌓은 탄탄한 인맥을 바탕으로 2023년 7월께 천 회장의 한 측근이 중국 사법당국 공무원에게 프린스그룹을 대신해 기업들을 협박하도록 시키기도 했다는 것이다.

천 회장은 또 2019년에는 한 외국 정부 고위관료에게 300만 달러(약 43억5천만원) 상당의 요트를 사줬다.

2023년 4월에는 외국 고위 관료에게 수백만 달러 상당의 고급 시계를 사주고 그의 도움을 받아 취득한 외교관 여권으로 미국에 입국하기도 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천 회장은 캄보디아 외에도 동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 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투의 여권을 소지하고 있다.

이처럼 승승장구한 천 회장은 특히 캄보디아 남부 시아누크빌 인근에 9.34㎢ 넓이의 친환경 도시 '베이 오브 라이츠'를 짓는 160억 달러(약 23조2천억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다가 미국·영국의 제재 등으로 인해 발목이 잡히기도 했다.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프린스그룹 제작 시계를 선보이는 훈 센 캄보디아 전 총리2022년 11월 11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훈 센 당시 캄보디아 총리가 프린스그룹이 제작한 고급 수제 시계를 착용하고 보여주는 모습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프린스그룹 제작 시계를 선보이는 훈 센 캄보디아 전 총리
2022년 11월 11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훈 센 당시 캄보디아 총리가 프린스그룹이 제작한 고급 수제 시계를 착용하고 보여주는 모습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캄보디아, '공작' 칭호까지 수여했던 천즈에 '선 긋기'

"하늘에서 동전 한닢이 떨어져도 그건 모두 프린스그룹의 것이다."

캄보디아에서 한때 우스갯소리로 돌았다는 말이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에서 장기 집권 중인 훈 센 가문의 비호를 받으며 승승장구했다는 의혹이 짙다.

천 회장은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와 그의 부친이자 전직 총리로 캄보디아 실권자인 훈 센 상원의장의 고문을 지냈다.

2020년 7월에는 캄보디아 왕실이 수여하는 공작 칭호인 '니억 옥냐'를 받았다.

훈 센과 천 회장의 끈끈한 유착이 가장 선명히 드러난 사례는 2022년 11월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ASEAN) 정상회의였다.

훈 센 당시 총리는 프린스그룹 자회사 '프린스 호롤로지'가 제작한 25개 한정판 수제 시계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참가 정상들에게 선물했다.

초고급 수제 시계에만 적용되는 복잡하고 정교한 '투르비용' 장치를 장착한 이 시계의 겉에는 '메이드 인 캄보디아'와 자회사 이름이, 안에는 프린스그룹의 왕관 모양 마크가 새겨졌다.

훈 센은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시계가 캄보디아 기술자들이 직접 설계·조립한 것이라고 자랑하면서 프린스그룹 제작 시계를 널리 홍보했다.

프린스그룹 제작 시계2022년 11월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훈 센 당시 캄보디아 총리가 정상들에게 선물한 프린스그룹 제작 시계. [훈 센 페이스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프린스그룹 제작 시계
2022년 11월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훈 센 당시 캄보디아 총리가 정상들에게 선물한 프린스그룹 제작 시계. [훈 센 페이스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서방 국가가 본격적으로 그에 대한 제재에 나서면서 체포도 임박해지자 훈 센 가문은 선 긋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캄보디아 내무부는 지난해 12월 천즈의 캄보디아 국적을 박탈했다고 밝혔다.

훈 센 상원의장의 대변인은 지난 7일(현지시간) "법을 위반한 사람은 누구든 신분·지위·직무를 막론하고 법의 제재를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천 회장은 미국에서도 기소됐으나 본국인 중국으로 송환되면서 중국 당국의 향후 대응 및 처벌 수위에도 관심이 쏠린다.

캄보디아에서 그를 중국으로 보낸 것은 정치권 결탁이나 인권 문제 등을 포함한 서방 국가의 더 정밀한 조사를 피하려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프린스그룹의 천즈 회장(왼쪽)과 훈센 전 캄보디아 총리[성도일보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프린스그룹의 천즈 회장(왼쪽)과 훈센 전 캄보디아 총리
[성도일보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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