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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확인서에 'assembly'... 김병기, 보좌진 동원해 배우자 연루 '수사 무마'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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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확인서에 'assembly'... 김병기, 보좌진 동원해 배우자 연루 '수사 무마'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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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과거 배우자의 '업무추진비 횡령'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를 무마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뉴스타파는 이 사건 핵심 인물인 조진희 전 서울 동작구의회 부의장의 '경찰 진술'에 김 의원이 관여했다는 증언과 이를 뒷받침하는 통화·문자 내역을 확보했다. 또 김 의원이 자신의 국회 보좌 직원을 동원해 경찰에 탄원서 형식의 '확인서'를 제출케 한 정황도 추가로 확인했다.

김 의원 배우자의 업추비 유용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수사 무마 의혹을 받는 김 의원도 강제 수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배우자 업추비 유용 은폐한 김병기... 2년 뒤 수사 무마 정황
지난달 뉴스타파는 김 의원의 배우자 이 모 씨가 조진희 전 동작구의회 부의장의 업추비를 사적으로 유용한 사실을 보여주는 육성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지난 2022년 김 의원과 이 씨, 조 전 부의장이 김병기 의원실 보좌 직원과 나눈 통화 녹음 파일이다. 통화에서 이들은 '배우자 이 씨가 업추비를 썼다'는 사실을 전제로 이를 은폐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관련 기사 아래)


이 씨의 업추비 유용과 함께 여러 논란이 겹치며 김 의원은 지난달 30일, 민주당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했다. 그러나 업추비 유용에 대해선 인정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같은 달 29일 국회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2024년 경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안사람은 업추비를 쓰지 않았다. 업추비를 쓴 것은 복수의 구의원으로 확인됐다. 구의원들도 이를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뉴스타파 취재 결과, 김 의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다. 오히려 김 의원이 재작년 경찰 수사 당시, 자신의 보좌 직원과 구의원을 동원해 사건을 무마시킨 정황이 확인됐다.


지난달 29일 뉴스타파가 보도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의 육성 녹음 파일 중 일부. 이 파일에서 김 의원은 배우자가 동작구의회의 업무추진비를 쓰고 다녔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김병기 "조진희 지켜야 아내도 지킨다"... 보좌진에 '허위 진술' 지시 의혹
2024년 4월, 서울 동작경찰서가 김 의원의 배우자 이 씨에 대한 내사(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 이 씨가 2022년 조 전 부의장의 업추비 카드를 받아 쓰고 다녔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다. 혐의는 업무상 횡령으로, 이 사건에서 이 씨와 조 전 부의장은 공범 관계였다.


내사가 시작되자 경찰은 조 전 부의장과 이 씨를 불러 조사했다. 뉴스타파는 이 과정에서 김 의원 측이 조 전 부의장의 '허위 진술'에 조력한 정황을 확인했다. 김 의원이 배우자 이 씨의 횡령 혐의를 벗기려, 공범 관계에 있던 조 전 부의장을 도와줬다는 것이다.

뉴스타파는 2024년 당시 김병기 의원실 보좌 직원이었던 A씨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을 확보했다. 경찰 내사가 시작된 직후인 2024년 5월부터 내사 종결 시점인 같은 해 8월까지 A씨가 조 전 부의장과 통화한 횟수는 무려 25차례에 달한다. 이 중에는 김 의원이 타인의 휴대전화로 "조진희입니다. 전화 받아주세요"라고 한 뒤 A씨와 통화한 경우도 있었다.

이에 대해 A씨는 "김 의원의 지시로 당시 경찰 내사에 대응했고, 조 전 부의장에게는 진술 방향과 내용을 지도해줬다"고 말했다.


실제로 통화한 건 25번보다 더 많을 가능성이 크다. 조진희가 계속해서 '경찰 누가 부른다', '며칠 출석하라고 한다', '이런 얘기들을 저한테 하는데 그럼 어떻게 대응해야 되냐' 이런 얘기들을 물어봤다. 의원실 차원에서 '어떻게 설명을 하면 좋다,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접근하면 좋겠다' 이런 거를 설명했다. 김병기 의원이 지시하지 않으면 구의원을 도와줄 이유가 전혀 없다. 김병기 의원이 '조진희를 지키는 길이 이OO(배우자)를 지키는 길이니까 조력을 하라'고 지시를 했다.
- A씨 / 김병기 의원 전 보좌 직원(변호사)


수사팀 질문 내용 그대로 김병기 측에 전달... 1분 후 통화
김 의원 측이 조 전 부의장의 조력자 역할을 했다는 증거는 또 있다. 경찰 내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2024년 6월 18일 오후 1시 23분, 조 전 부의장은 동작서 수사팀에서 받은 문자 메시지 내용을 그대로 A씨에게 전달했다.

문자에는 "전달 : (2022년 7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5곳 누가 카드 사용했는지, 무슨 이유로 사용했는지, (사용)일자, 사용처, 사용자, 사용 이유에 대해 진술서 작성 후 21일까지 지능팀으로 제출 요청드립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 문자에는 2022년 7월 12, 19, 20, 21, 22일 조 전 부의장의 업추비가 여의도 식당 5곳에서 결제된 기록도 첨부돼 있었다. 앞서 뉴스타파가 공개한 녹음 파일에서 조 전 부의장은 "배우자 이 씨가 2022년 7월 12일부터 자신의 업추비 카드를 썼고, 여의도에서 많이 썼다"고 말했다. 즉 경찰이 이 씨의 업추비 유용 날짜와 장소를 특정해 소명을 요구하자, 조 전 부의장은 A씨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조 전 부의장은 문자를 보내고 1분 만에 A씨에게 전화했고, 약 2분간 통화했다. 통화 내용에 대해 A씨는 "통화에서 조 전 부의장에게 몇 월 며칠은 무슨 행사가 있었기 때문에 거기서 업추비를 썼다고 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신이 결제를 안 했다고 해도 다른 구의원이 썼을 수도 있지 않겠냐, 기억을 떠올려 보라고도 했다. 다른 구의원들의 확인서도 받으라고 했다"고 밝혔다.


2024년 6월 18일, 김병기 의원의 배우자 이 모 씨가 연루된 '업무추진비 유용'에 대한 경찰 내사가 진행되자, 공범으로 지목된 조진희 전 동작구의회 부의장은 당시 김병기 의원실 보좌 직원이던 A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조 전 부의장은 경찰에서 받은 질문 내용을 그대로 A씨에게 전달했다.


이렇게 김 의원 측의 조력을 받은 조 전 부의장은 경찰 조사에서 사실과 다른 허위 진술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조 전 부의장은 "업추비는 내가 업무 추진을 위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는 데 썼다"며 이 씨는 업추비를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배우자 이 씨가 업추비를 썼다고 의심되는 날짜에 다른 구의원들이 참석한 행사가 열렸고, 이에 업추비를 쓴 것은 다른 구의원들이라는 주장도 했다.

결국 조 전 부의장은 2024년 8월 27일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조 전 부의장과 공범 관계로 얽혀 있던 배우자 이 씨도 자연스레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처벌을 피했다.

당시 동작서가 작성한 내사종결문에 따르면, 경찰은 "조 전 부의장이 업추비를 자신이 썼다고 진술했고..(중략)..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내용이 확인되지 않는 점 등 조사 대상자들이 동작구의회 법인 카드를 유용했다는 직접적인 증거자료가 확인되지 않는다"며 '혐의없음'으로 내사를 종결했다. 조 전 부의장의 진술이 배우자 이 씨를 구명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다.

2024년 9월 19일, 경찰 무혐의 처분을 확인한 조 전 부의장은 A 씨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이때 경찰의 내사종결문을 사진 찍어 보내며 "고생 많으셨습니다"라고 썼다.

무혐의 근거된 구의원 확인서 "김병기가 대필 지시했다"
뉴스타파는 김 의원이 보좌진을 동원해 경찰에 사실과 다른 '확인서'를 제출케 한 정황도 확인했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이지희, 신동철 동작구의원 명의 확인서를 통해서다. 두 구의원은 모두 김 의원 지역구인 서울 동작갑 소속으로 2024년 5월경 각각 동작서에 확인서를 제출했다.

탄원서 형식으로 작성된 이들 확인서에는 '조 전 부의장과 배우자 이 씨의 업추비 유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내용이 담겼다. 확인서에는 "동작구의회 업추비는 구의회 의정 활동을 위해서라면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뿐만 아니라 동료 의원들도 같이 사용해 왔다. 부의장이 직접 결제하기 어려우면 동료 의원 혹은 직원이 대신 결제하기도 했다"며 "부의장의 업추비 카드라고 해서 사용 주체가 부의장으로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카드를 국회의원 배우자가 사용했다거나 단정하는 것은 명백한 비방이자 비약이라고 생각한다"고 적혀 있었다.

2024년 내사 당시, 경찰은 구의원들이 제출한 이 확인서를 무혐의 판단의 근거 중 하나로 활용했다. 최근 김 의원은 국회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경찰 수사에서 업추비를 쓴 것은 배우자가 아니라 복수의 구의원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는데, 그 배경도 이 확인서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A씨는 이 두 개 확인서를 이지희, 신동철 구의원이 직접 쓰지 않았고, 김 의원의 지시로 자신이 대필해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김병기 의원이 네가 법적으로 문제 안 되는 선에서 좀 써주면 안 되겠냐'고 지시했다. 그래서 내가 (이지희, 신동철의) 서명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며 "기본적으로 이런 일은 당사자들이 해야 된다고 말했지만, 김 의원이 '걔네들이 뭘 할 줄 아냐 네가 해줘야지', '걔네들 얘기를 듣고 네가 써라'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2024년 경찰에 제출된 것으로 파악된 이지희 동작구의원 명의 확인서. '업무추진비 유용'에 대한 경찰 내사에 대응하기 위해 작성된 문서로 '김병기 의원의 배우자가 업추비를 쓰지 않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구의원 명의 확인서 파일에 명시된 'assembly'
취재진은 A씨의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한글 전자 파일로 돼 있는 확인서의 문서 정보를 살폈다. 문서 정보상 두 확인서가 작성된 시기는 각각 2024년 5월 22일 오전 8시 59분, 5월 25일 오전 10시 9분이었다. 최종 수정 후 마지막으로 저장된 시기는 같은 날 오후 2시 52분, 54분이었다. 두 확인서 모두 배우자 이 씨가 경찰 내사를 받던 시기 작성된 게 맞고, 이후 현재까지 별다른 수정이 없었다는 뜻이다.

문서 정보상 파일을 최초 생성한 사람, 즉 '작성자(지은이)'는 'assembly'(국회)라는 계정으로 나타났다. 파일을 최종 수정해 저장한 사람을 뜻하는 '마지막 저장한 사람'도 assembly로 표시됐다. 이로써 파일의 최초 생성부터 마지막 수정까지 모두 assembly 계정을 통해 이뤄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취재 결과, 이 assembly는 국회 의원실 컴퓨터의 한글 프로그램 사용자 계정이었다. 뉴스타파가 3개 의원실에 문의해 보니, 국회 사무처가 각 의원실에 지급한 컴퓨터로 한글 문서 파일을 만들었을 때 문서 정보상 작성자는 전부 assembly였다. 의원실 컴퓨터로 한글 문서를 최종 수정해 저장했을 경우, 문서 정보의 마지막 저장한 사람 역시 assembly였다.

결국, 두 건의 확인서는 이지희, 신동철 구의원의 컴퓨터가 아닌 국회 의원실 컴퓨터로 최초 작성부터 최종 수정까지 이뤄진 셈이다. A씨는 "내가 직접 김병기 의원실에서 컴퓨터로 써줬다"고 말했다.


이지희 동작구의원이 경찰에 낸 것으로 파악된 확인서. 이 확인서 파일을 열어보니 문서 정보상 작성자는 'assembly'였다. 국회 의원실에서 이 문건이 만들어졌다는 의미다.


김병기 측 확인서 작성 전후로 구의원과 통화
A씨의 통화 기록에는 확인서가 작성된 당일 이지희, 신동철 구의원과 연락한 흔적도 있었다.

먼저 이지희 구의원 명의 확인서가 작성된 시각은 오전 8시 59분이다. 이로부터 약 40분이 흐른 오전 9시 44분 A씨는 이 구의원과 통화했다. 또 신동철 구의원 명의 확인서가 작성된 건 오전 10시 9분인데, 약 20분 전인 오전 9시 42분 A씨는 신 구의원과도 통화했다. 이어 두 개의 확인서가 최종 수정된 오후 3시 19분, A씨는 두 구의원과 짧게 연달아 통화했다. A씨가 두 구의원과 상의하며 확인서를 대필해 준 정황이다.

이에 대해 A씨는 "(통화에서 두 구의원에게) 확인서를 이렇게 쓰면 되겠냐고 물어봤고, 내가 쓴 내용에 거짓은 없냐고 물어봤다. 거짓이 없다고 얘기를 해서 내가 그러면 사인받으러 가겠다고 했다. 그래서 (두 구의원을) 만나서 확인서에 사인을 받았고 그걸 조 전 부의장에게 전달했다. 이후 조 전 부의장이 경찰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수사 무마 여부도 규명 필요성 대두
현재 서울경찰청은 김 의원 배우자의 업추비 유용을 포함해 김 의원에 대한 여러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최근 경찰 참고인 조사에 출석한 A씨는 "2024년 내사가 진행될 때 김 의원이 의원실에서 동작서장과 직접 통화하는 걸 들었고, 서장이 '크게 걱정할 일이 있겠느냐'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김 의원이 직접 경찰을 통해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배경이다. 이에 대해 A씨는 "22대 총선이 끝나고 6월쯤 의원실을 다른 방으로 옮긴 직후로 기억한다"고 통화 시점을 밝혔다.

다만, 동작서장과 김 의원은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부인하고 있어 이번 수사를 통해 그 진상이 밝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뉴스타파 보도로 2024년 김 의원이 보좌 직원과 구의원을 동원해 경찰 수사에 부당한 영향력을 미친 정황이 공개된 만큼, 이에 대한 진상 규명도 뒤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뉴스타파는 조 전 부의장에게 연락해 재작년 경찰 내사 기간 A씨와 수시로 연락한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물었다. 조 전 부의장은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지희, 신동철 구의원에게도 연락해 경찰에 낸 확인서가 본인들이 쓴 게 맞는지, 김 의원 측이 대필한 게 아닌지 등을 물었다. 두 구의원은 답하지 않았다.

김 의원 측에도 재작년 경찰 내사 당시, 보좌진에게 조 전 부의장에 대한 조력과 확인서 대필을 지시한 적이 있는지 등을 물었다. 김 의원 측은 "대부분의 내용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만 전했다.

뉴스타파 강혜인 ccbb@newstapa.org

뉴스타파 홍주환 thehong@newsta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