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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출장서 ‘1박 200만원’ 스위트룸···직원 성비위 봐주기 처분

서울경제 박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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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출장서 ‘1박 200만원’ 스위트룸···직원 성비위 봐주기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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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1월 13일 추가 기일 제안...변호인 논의 중
농식품부, 농협중앙회·농협재단 특별감사 중간 발표
임직원 법령 위반 정황 2건,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
대의원대회 기념품 휴대폰 지급에 예산 23억원 사용
임원진에 한 해 13억 원 직상금 지급···조건없이 집행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해외 출장 1일 숙박비 상한 250달러를 지키지 않고 1박당 200만 원 이상의 5성급 호텔 스위트룸에 숙박한 사실이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중앙회장과 간부들은 포상 성격의 자금이지만 지급 기준과 절차가 명확하지 않은 ‘직상금’을 매년 13억 원씩 집행했으며 성비위 등 직원들의 비위 행위에 응당한 처분을 내리지 않은 사실도 밝혀졌다.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농협중앙회·농협재단 특별감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등을 계기로 농협과 관련한 비위 의혹이 반복적으로 제기되며 이뤄졌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발생한 사안에 대해 지난해 11월 말부터 4주간 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26명이 감사를 실시했다.

우선 농식품부는 법령 위반 정황이 있다고 판단되는 2건에 대해 이달 5일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농협중앙회가 임직원의 형사사건에 대한 변호사비로 공금 약 3억 2000만 원을 지출한 의혹, 농협재단의 임직원이 공금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배임 의혹 등이다.

임직원의 비위 행위에 대한 징계도 허술했다. 농협중앙회는 2022년 이후 징계한 21건 가운데 범죄 혐의가 있는 사안이 6건이나 있었지만 고발 여부를 심의하기 위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거나 고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조합감사위원회가 조합장을 대상으로 경징계 처분을 내린 27건 중에서도 최소 6건은 성희롱, 업무상 배임 등 중징계에 해당하는 사안이었다.

자금과 경비 집행은 방만했다. 농협중앙회장은 해외 출장 시 1박 숙박비 상한선 250달러를 적용받고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 실비를 집행할 수 있다. 그러나 특별한 사유를 명시하지 않은 채 숙박비 상한을 최소 50만 원에서 최대 186만 원까지 초과 집행해 공금을 낭비한 것이 확인됐다. 감사에 참여한 하승수 변호사는 “5성급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숙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초과 집행된 금액을 환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농협중앙회장이 중앙회와 농민신문사 두 곳으로부터 연봉을 받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강 회장은 농협중앙회에서 연간 3억 9000만 원의 실비와 수당을 받고 있으며 동시에 농민신문사에서 연간 3억 원이 넘는 연봉과 퇴직금을 수령한다. 중앙회장의 연봉 관련 사항은 추가 감사 사항에 포함됐다. 또 중앙회장과 임원들에게 한 해 총 13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 ‘직상금’ 명목으로 제공돼 별다른 제한 없이 집행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중앙회가 2022년 정기대의원대회에 참석한 모든 조합장에게 220만 원 상당의 휴대폰 1100대를 지급한 사실도 확인됐다. 기념품 지급에는 총 23억 4600만 원이 소요됐다. 정부는 이 같은 과도한 집행 38건(중앙회 37건, 재단 1건)에 대해 추가 감사를 거쳐 수사 의뢰 또는 시정·개선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김 차관은 “농협중앙회 등에 대한 추가 감사와 회원조합에 대한 현장 특정 감사를 보다 철저히 하고 강도 높게 추진하기 위해 범정부 합동 감사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박신원 기자 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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