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에게 주먹·발길질…인권위 폭력 규정
얼굴 덮는 강박·기록 누락도 문제로 지적
보호사들 경찰 수사 권고, 지자체 감독 요청
얼굴 덮는 강박·기록 누락도 문제로 지적
보호사들 경찰 수사 권고, 지자체 감독 요청
국가인권위원회의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정신의료기관에서 환자를 강박하는 과정에서 보호사들이 폭행에 해당하는 물리력을 행사했다며 경찰 수사를 권고했다. 인권위는 치료나 보호 목적의 강박이라 하더라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인권위가 지난 7일 공개한 결정문에 따르면 한 정신병원에서 보호사들이 환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주먹과 발을 사용해 폭행하고 얼굴과 상체를 눌러 강박한 행위가 확인됐다. 환자의 얼굴에 담요나 베개를 덮는 방식으로 강박이 이뤄진 정황도 드러났다. 보호사 측은 환자의 저항이 심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주장했지만, 인권위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폐쇄회로(CC)TV 영상과 병원 기록 등을 종합해 보호사 3명이 환자를 거실 바닥에 넘어뜨린 뒤 주먹으로 여러 차례 때리고 발로 차거나 목을 잡아끌고 가는 등 과도한 물리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일부 행위는 환자의 호흡을 방해할 위험이 있어서 ‘정신건강복지법’이 금지하는 가혹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강박 절차와 기록 관리의 문제도 함께 지적됐다. 결정문에 따르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4포인트 강박’을 지시했음에도 실제 현장에서는 더 강한 방식의 ‘5포인트 강박’이 시행됐고 강박 시간 역시 병원 기록보다 20분 넘게 길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권위는 이를 두고 간호사가 의사의 지시가 현장에서 정확히 이행되도록 통제·확인하지 않았고, 강박 기록도 부정확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병원장에게 해당 간호사에 대한 징계를 권고했다. 더불어 전 직원을 대상으로 격리·강박의 법적 요건과 절차, 기록의 중요성에 대한 정기적인 인권 교육을 실시하라고 권했다. 관할 구청에는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당 병원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보호사 3명에 대해서는 폭행 혐의로 경찰 수사를 권고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정신의료기관 내 강박은 ‘치료 또는 보호를 위한조치’로 엄격히 한정되어야 한다”며 “이번 결정이 격리와 강박 과정에서의 폭력과 자의적 집행을 예방하기 위한 관리·감독과 교육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