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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톡톡] 스마트워치 ‘신규 개통’만 즉시결제… 통신사 온라인샵 할부 막힌 이유는

조선비즈 심민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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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톡톡] 스마트워치 ‘신규 개통’만 즉시결제… 통신사 온라인샵 할부 막힌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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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챗GPT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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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박모씨는 LG유플러스의 9만원대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박씨는 최근 ‘스마트워치 요금을 매달 1만1000원 지원한다’는 안내를 보고 LG유플러스 온라인샵에서 48개월 약정으로 ‘갤럭시워치8 울트라(89만9800원)’ 개통을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다음날 고객센터로부터 “스마트워치 신규 가입은 단말 대금을 즉시 결제해야 개통된다”는 안내를 받고 신청을 취소했습니다. 기기변경이나 번호이동은 할부가 가능한데, 신규 가입만 결제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온라인샵을 확인해보면, 스마트워치를 신규로 개통할 때 단말 대금을 ‘즉시 결제’ 형태로만 받고 있습니다. 같은 제품이라도 기기변경이나 번호이동은 최대 48개월까지 할부로 나눠 통신요금에 포함시키는 선택지가 열려 있지만, 신규 개통은 결제 단계에서부터 할부 옵션이 막혀 있는 구조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왜 신규 가입만 예외냐”라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할부 제한 기준은 통신사별로 다릅니다. KT는 70만원을 넘는 제품, SK텔레콤은 90만원을 넘는 제품에서 신규 가입자의 즉시 결제를 요구하는 방식입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가격과 무관하게 신규 가입의 할부 구매를 폭넓게 제한하는 형태입니다.

대표 사례가 ‘갤럭시워치8 클래식(59만9500원)’입니다. 통신 3사 온라인샵에서 신규 개통을 시도하면 KT와 SK텔레콤은 최대 48개월 할부가 가능하지만, LG유플러스는 단말 대금을 즉시 결제해야 개통이 진행됩니다. ‘갤럭시워치8 울트라(89만9800원)’는 신규 가입 기준으로 SK텔레콤에서만 할부 구매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출고가 124만9000원인 ‘애플워치 울트라3’는 통신 3사 모두 신규 가입에서 할부 구매가 막혀 있었습니다.

통신사들이 온라인에서 신규 가입의 할부를 제한하는 이유로는 ‘미개통 리스크’가 거론됩니다. 단말기를 택배로 받은 뒤 가입자가 개통 절차를 진행하지 않아 회선이 열리지 않는 사례가 많았다는 설명입니다. 번호이동이나 기기변경은 기존 번호가 있고 전산상 관리 수단이 있어 강제 개통 등으로 처리할 여지가 있지만, 신규로 스마트워치를 개통하는 경우 이용자가 개통을 하지 않으면 통신사가 절차를 마무리할 방법이 없었다는 겁니다. 결국 단말 회수, 할부금 채권 관리, 악성 주문 대응 부담이 커지면서 ‘신규 가입=즉시 결제’로 방어막을 친 셈입니다.

문제는 이 구조가 소비자에게 ‘온라인 혜택을 포기하라’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는 점입니다. 스마트워치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샵에서 구매할 때 단말기 지원이 15%가량 더 붙는 등 조건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신규 가입자에게만 할부를 닫아버리면, 같은 기기를 사더라도 초기 부담이 커져 온라인의 가격 경쟁력 자체가 퇴색합니다.

통신사들이 고가 요금제 가입자를 대상으로 스마트워치 요금 지원을 전면에 내세우며 신규 가입을 유도하는 정책과도 상충됩니다. SK텔레콤은 8만9000원 이상 요금제 가입자에게 스마트워치 1개 회선을 무료 지원하고, KT는 10만원 이상 요금제 가입자에게 1개 회선을 무료 지원합니다. LG유플러스는 8만원대 이상 요금제 사용자에게 요금할인 1만1000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신규 가입자에 대한 일괄 제한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통신사 안에서도 ‘신규 가입’이라는 같은 이름 아래 위험도가 다른데, 온라인에서는 이를 한꺼번에 묶어 차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신규 가입도 자사 사용 고객이 신규로 가입하는 경우와, 타사 사용자가 신규로 가입하는 경우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면서 “자사 고객에 대한 신용정보가 확보된 상태라면 신규 가입까지 할부 구매를 막을 필요는 없다”라고 했습니다.

스마트워치가 휴대전화의 부속품을 넘어 독자 회선으로 자리 잡는 흐름이 뚜렷해질수록, 온라인 신규 개통의 즉시 결제 관행은 더 민감한 이슈가 될 전망입니다. 미개통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이용자 확대를 막지 않는 해법이 필요합니다. 예컨대 자사 고객의 신규 가입에는 할부를 열어주거나, 배송 이후 일정 기간 내 개통을 조건으로 할부를 허용하는 방식 등 대안이 거론됩니다.

심민관 기자(bluedrag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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