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의 대통령 방중… 산업·문화등 협력 가능성
KB·신한·하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익 전년比↑
"中진출 한국법인·현지 우량 민영기업등 공략할것"
국내 주요은행 중국 법인 당기순이익/그래픽=윤선정 |
미중갈등과 탈중국 흐름 속에 2024년 최악의 부진을 겪은 국내 은행권의 중국법인들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조금씩 실적을 회복했다. 9년 만의 대통령 방중을 계기로 중국 내 금융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중국법인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180억5000만원으로 2024년 같은 기간 대비 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 중국법인의 당기순이익은 149억8000만원으로 32% 성장했고 하나은행 중국법인도 135억2700만원으로 30% 가까이 늘었다.
국내 은행 중국법인들의 실적성장은 2024년을 저점으로 반등하는 추세다. 2024년은 국내 은행 중국법인들엔 '최악의 해'로 꼽힌다. 코로나19 이후 미중갈등 장기화와 중국의 경기둔화가 겹치며 중국 금융시장 내 투자와 생산활동이 급격히 위축됐다.
특히 국내 제조기업과 무역기업들이 탈중국을 감행하면서 대출·외환·무역금융 수요가 동시에 줄었다. 중국 부동산시장 침체와 위안화 약세까지 겹쳐 영업리스크도 확대됐다. 국내 은행 중국법인들의 주요 고객이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지상사나 관계사였던 만큼 금융수요 둔화는 적자로 직결됐다.
위기감을 느낀 은행들은 지난해부터 생존전략을 재정비했다. 중국 현지 빅테크(대형 IT기업)와 제휴를 통해 기업금융과 플랫폼금융으로 접점을 넓혔고 신디케이트론(공동대출)을 주선해 리스크를 줄이는데 집중했다. 다만 분기별로는 간헐적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회복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9년 만의 대통령 방중에 은행권은 기대감을 내비친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을 비롯한 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장이 동행해 각 사의 중국 현지법인과 지점을 찾아 금융지원 확대방안 등 대중국 전략을 공유했다. 현지 금융기관과도 접촉하며 중장기 관계복원을 염두에 둔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 차원에서도 중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날 조짐이 나타난다. 이번 방중일정에 동행한 재계와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중심으로 양국이 경제·산업·벤처 등 다층적 협력을 논의했다.
문화교류 확대 등에 따른 '한한령'(한류금지령) 해제와 대중국 투자회복 가능성도 거론된다. 은행권은 이러한 움직임이 현지 금융수요 회복으로 이어질지 주시한다.
오는 12~13일엔 홍콩에서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골드만삭스가 주관하는 IR(투자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투자기관을 대상으로 한 해 영업전략을 설명하는 자리로 홍콩 시장에서 사우스바운드(중국자금 유입)가 활발해진 만큼 대중전략도 주요 화두가 될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한국계 기업을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하고 중국 내 우량 민영기업도 발굴해 금융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중국 시장에 대한 신중한 접근도 병행할 방침이다. 또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회복흐름이 나타난 것은 맞지만 중국 금융시장은 여전히 변동성이 큰 곳"이라며 "공격적 확장보다 방어적 운영을 통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이창명 기자 charm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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