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속도전' 강조와 온도차
사업비 증가·공기 연장 반복
관리 부실 등 국민 전가 구조
체감도 낮은 정책 실효성 지적
정부가 공공주도 주택공급을 통해 '속도전'을 강조하지만 새해 들어 전자관보에 잇따라 고시된 공공주택사업 사례를 보면 현실은 정반대다. 사업비는 불어나고 공사기간은 늘어나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공공주도 공급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진다.
7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5일 전자관보를 통해 경북 경산시 대평동 일원 '경산대임 A-3BL 공공주택 건설사업'의 사업계획 변경승인을 고시했다. 변경의 골자는 아파트 1개동 추가다. 하지만 이에 따른 사업비와 공사기간 증가는 단순한 규모조정을 넘어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사업의 총사업비는 기존 1645억원에서 2452억원으로 806억원 증가했고 사업기간도 2025년 12월에서 2029년 1월로 37개월 연장됐다. 단지는 6개동에서 7개동으로 늘었고 가구 수는 196가구 증가했다. 동 하나를 추가하면서 가구 수는 대폭 늘어나고 사업비와 공기도 함께 불어났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공급확대라기보다 사업관리 실패를 예산과 시간으로 보정한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민간사업이었다면 동 하나 늘리면서 사업비가 800억원 넘게 증가하고 공기가 3년 이상 늘어나는 계획은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며 "공공은 실패해도 관보고시로 정리되는 구조가 문제"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고시 주요 공공주택 사업장/그래픽=윤선정 |
수도권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6일자 전자관보에 고시된 '고양창릉 A-9BL 공공주택 건설사업'은 지하 2층~지상 16층 규모 아파트 753가구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사업기간은 승인 고시일부터 2031년 12월까지로 설정됐다. 단순계산해도 6년 이상이 소요되는 일정이다.
16층짜리 아파트를 짓는 데 6년을 잡는 것 자체가 공공주도 공급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도권 민간 재건축·재개발사업의 경우 40층 안팎의 고층단지도 4~5년 내 준공되는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공공주택의 공급속도는 체감과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흐름은 7일자 전자관보에 고시된 '충남도청(내포) 신도시 RH-15BL 공공주택 건설사업' 변경승인에서도 반복됐다. 해당 사업은 가구 수가 1628가구에서 1728가구로 100가구 늘었지만 총사업비는 3248억원에서 6080억원으로 2835억원 증가했다. 사업기간 역시 2026년 12월에서 2029년 12월로 3년 연장됐다.
가구수 증가폭에 비해 사업비 증가가 과도하다는 점에서 업계의 시선은 더욱 냉랭하다.
한 주택사업 전문가는 "공급가구 수는 소폭 늘었는데 사업비는 거의 2배로 뛰었다"며 "설계변경과 공사비 상승, 사업관리 부실이 국민부담으로 전가되는 전형적인 공공사업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들 사례의 공통점은 공급물량은 늘었지만 그 이상으로 공급시점은 늦어지고 비용은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공공주도 공급이 속도전이 되지 않고오히려 시장체감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별사업별로 부지조성이 늦어진 사유가 있어 불가피하게 사업기간이 증가했고, 건설공사비 상승에 따른 사업비 증가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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