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얼마 전 한 경찰관이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 현장을 수습하다가 졸음운전 차량에 치여 순직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는데요.
YTN이 관계기관들의 사고 대응 매뉴얼과 아직 공개되지 않은 사고 영상을 확보했는데 짚어봐야 할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김민성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참사의 시작은 음주운전이었습니다.
면허취소 수준의 음주 운전자 차량이 고속도로 한복판에 서 있었고, 이걸 다른 승용차가 들이받으면서 발생한 1차 사고.
곧바로 출동한 구급대원 등 현장 출동 인력이 상황을 정리 중입니다.
그런데 빠른 속도로 달려온 SUV가 음주 차량을 그대로 튕겨냅니다.
수습 중이던 사고 현장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사고 구간의 제한속도는 시속 110㎞, 당시 크루즈 모드로 운행 중이던 SUV의 속도는 그 이상이었습니다.
게다가 운전자는 경찰에 졸음운전이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사고 목격자 : 그때부터 '끼익' 소리가 나면서 '펑' 터지는 소리가 나더라고요. 일단 머리부터 감싸고 옆으로 숙였는데….]
첫 번째 사고 이후 두 번째 사고가 벌어지기까지 약 30분, 그 사이 현장 대처는 어땠을까?
경찰과 도로공사, 소방은 각각 자체 매뉴얼을 마련해 사고 현장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세 개 기관 모두 고속도로 사고 수습 현장을 지키는 '완충지대' 확보를 이른바 최우선으로 강조합니다.
이른바 방호구역입니다.
사고 현장 앞쪽으로 출동차량을 대각으로 주차해 수습 현장의 활동범위를 확보하고, LED 장치 등으로 뒤에 오는 차들의 정차나 서행을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서울 방향 본선과 램프, 모두 3개 차로로 구성된 사고 구간.
본선 2개 차로에 걸쳐 사고 차들이 서 있는 와중에 긴급 차량 대부분이 갓길에 있었습니다.
추가 사고 방지를 위해 2차로를 막고 있던 도로공사 차량 한 대뿐, 그마저도 사고 지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습니다.
SUV가 음주 차량을 들이받기까지 1차로 후방에서 달려오는 차량 속도나 방향을 바꿀 어떤 직접적 방호수단이 현장에 없었습니다.
고속도로 점선 1칸의 간격이 20m인 점을 고려하면 LED 경고등도 사고 장소로부터 뒤쪽으로 100m가 채 안 되는 곳에 설치됐습니다.
그마저 맨 뒤 하나가 2차 사고 2분 전, 그러니까 참사 직전에 원인 모를 이유로 꺼져버린 탓에 안전거리는 더 짧아졌습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 : 매뉴얼은 이제 원칙인 거고, 현장에서 판단해서 원칙을 바탕으로 판단하는 거라는….]
이틀 뒤 서해안고속도로 사고 구간에서 촬영된 다른 사고 현장과 문제의 2차 사고 현장을 비교해봐도 그 대비 태세가 사뭇 다릅니다.
결국, 2차 사고로 이어지면서 경찰관과 견인차 기사가 숨지고 현장 구조 활동을 하던 구급대원 2명 등 9명이 다치는 참사가 빚어졌습니다.
출동 기관들은 당시 현장에서 매뉴얼이 정상 작동됐는지, 또 개선할 점은 없는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앞서 순직 경찰관 빈소를 찾았던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빈발하는 2차 사고 방지를 위해 경찰, 한국도로공사 등과 협의해 사고 대응 매뉴얼을 개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YTN 김민성입니다.
YTN 김민성 (kimms07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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