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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의지에도…10년간 못 그은 ‘서해 중간선’, 합의까지 난항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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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의지에도…10년간 못 그은 ‘서해 중간선’, 합의까지 난항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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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에 설치된 구조물 선란 2호에서 중국 쪽 인원들이 작업하는 모습.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중국이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에 설치된 구조물 선란 2호에서 중국 쪽 인원들이 작업하는 모습.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순방기자단 간담회에서 밝힌 한-중 간 합의에는 중국의 해상 구조물 설치와 관련한 서해상의 갈등을 막기 위해 해상경계 획정 실무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있다.



이 대통령이 간담회에서 밝힌 서해 구조물 해법은 2단계로 보인다. 하나는 중국이 설치한 서해 구조물 가운데 군사적 전용 가능성 때문에 우리 쪽이 가장 민감해하는 ‘관리시설’을 중국이 잠정조치수역 밖으로 옮기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중국이 설치한 구조물은) 양식장 시설 두개와 관리시설이라고 한다”며 “논란이 되니 중국 쪽에서 관리시설은 철수하겠다고 해서, 아마 옮기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중국이 실제로 이 구조물을 옮긴다면 의미 있는 성과가 된다.



다른 하나는 한·중이 서해에서 경계를 명확히 획정해 문제의 소지를 없애자고 제안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선을 그어서 관할을 나눠버리면 깔끔한데 중간을 공동관리로 남겨놨다”며 “공동관리 수역 중간을 정확히 선을 긋고 ‘그 안에서 쓰라’고 하면 깔끔하지 않나”라고 했다.






중국은 경계 획정을 위한 협상을 차관급에서 진행하는 데 동의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중간 선을 정확히 긋는’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 않다. 한·중은 1992년 수교 뒤 1994년 발효된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라 1996년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선포했지만 서해는 폭이 400해리 미만이어서 양국의 배타적 수역 상당 부분이 중첩됐다. 중첩 수역에 대한 경계 획정이 진전이 없자 양국은 시급한 어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0년 한-중 어업협정을 먼저 체결했다. 어업협정에 의해 과도적 조치로서 중첩수역에 잠정조치수역(PMZ)을 설치했고, 지금까지 공동관리 수역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중은 2014년 한-중 정상 간 합의에 따라 이듬해부터 차관급 해양경계 획정 회담을 시작했지만 2019월 7월 2차 회담 뒤 중단된 상태다. 대신 급을 국장급으로 낮춰 회담을 이어왔는데, 양쪽이 주장하는 경계선이 달라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한국은 잠정조치 수역상 가상의 중간 선을 주장하고, 중국은 동경 124도선을 직선으로 긋는 경계선을 주장한다.



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통해 해양경계 획정 회담을 차관급으로 다시 격상해 올해 안에 재개하기로 한 것은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한 두 정상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밝힌 대로 ‘중간 선을 그어 경계를 명확히 하는 데’ 중국이 동의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지 않아 보인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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