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위협 겨냥한 나토 동맹, 회원국 간 충돌 시 규정 부재
"트럼프 달래기 일관하던 유럽, '협박 전술'에 곤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5월 25일(현지시간)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 회담에서 기자회견 중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2025.06.25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토 편입 구상이 노골화하면서, 서방 집단안보 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간 무력 충돌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일간 가디언은 7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나토 헌장) 5조(집단방위 조항)가 외부 위협과 관련해 "한 회원국에 대한 무력 공격은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고 명시할 뿐, 회원국끼리 전쟁을 벌이는 경우에 대한 규정은 없다고 지적했다. 나토가 냉전시대 옛 소비에트연합(소련)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출범한 동맹이라는 태생적 배경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유럽 정상들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 때리기'에 아첨과 달래기로 대응해 왔지만, 미국과의 갈등은 오히려 더 심화하고 있다. 가디언은 "(유럽의 외교가) 이견 해소보다 균열을 덮어놓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달 3일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전격 공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생포하며 '힘의 논리'를 과시하자 유럽에선 미국의 그린란드 무력 병합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정학적 요충지인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편입하자고 노골적으로 주장해 왔다. 그린란드는 북대서양과 북극해 사이에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이자, 풍부한 천연자원이 매립된 지역으로 꼽힌다.
미국 백악관은 "그린란드 인수는 미국의 국가안보 최우선 과제"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력 사용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가 실제로 그린란드 점령을 시도할 경우, 나머지 31개 나토 회원국 가운데 어떤 나라가 미국에 맞서 그린란드를 군사적으로 방어할지 의문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메테 프레드릭센 덴마크 총리는 "미국이 다른 나토 회원국을 공격하기로 결정한다면 모든 게 멈출 것"이라며 "나토와 2차 세계대전 이후 안보 체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7개국은 그린란드 관련 공동 성명을 통해 "이 지역의 안보는 미국을 포함한 나토 동맹이 협력해 함께 달성해야 한다"며 "주권, 영토 보전, 국경 불가침을 포함한 유엔 헌장의 원칙을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BC방송은 "트럼프의 '협박 전술'이 유럽 지도자들을 극도로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며 "트럼프와 대치하지 않고 그를 관리하려던 유럽이 결과적으로 미국·중국·러시아가 이끄는 새로운 강대국 정치의 시대에서 소외되고 짓밟힐 위험이 처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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