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사퇴의사를 밝히 뒤 퇴장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부인의 업무추진비 유용 사건을 내사했던 서울 동작경찰서가 수차례 불입건 의견을 내고 서울경찰청이 거듭 보강 수사를 지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내사 종결 절차를 둘러싼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김 의원 쪽은 ‘철저히 수사를 받았던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동작서가 무리하게 내사 종결을 서두른 정황’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7일 한겨레 취재 결과, 동작경찰서는 2024년 동작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 혐의로 김 의원의 부인 이아무개씨를 4개월간 내사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서울청으로부터 ‘수사를 보강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당시 서울청과 동작서가 사건 처리를 두고 수차례 이견을 드러낸 건 김 의원 본인의 발언으로도 드러난다. 김 의원은 지난 5일 뉴스토마토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권 때 우리 안사람이 조사를 받을 때 6번인가 8번을 ‘빠꾸’ 맞았다고 그랬다”며 “(동작서에서) 무혐의(불입건)로 올리니까 (서울청이) ‘다시 조사해, 다시 조사해’ 그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시 야당 의원이었던 자신의 가족에 대한 내사가 그만큼 철저히 진행된 방증이라고 주장한다. 당시 동작서장이었던 김아무개 총경도 한겨레에 “서울청과 수사 단계마다 진행 상황에 대해 소통했다. 저희가 독단적으로 수사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서울청이 수차례 ‘보강 수사’를 지시한 건, 그만큼 동작서의 수사가 미흡했다고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한 경찰 수사관은 “입건 전 조사(내사) 단계에서부터 여러 차례 보강 지시가 내려온 것은 통상적이지 않다. 동작서는 사건 처리를 서두르려 했고, 서울청은 사건 처리에 신중을 기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내사 단계에서 서울청과 동작서 사이에 오간 내부 협의 과정을 파악하고 있다는 점도 석연치 않다. 김 의원 쪽은 한겨레에 경찰 내부 협의 과정을 “(민주당이) 여당이 된 이후에 우연히 득문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고등학교 동창을 통해 김 총경(당시 동작서장)과 교류했고 동작서가 작성한 수사 관련 서류를 제공받았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내사 단계에서 (상급 청과 일선 경찰서 간의) 내부 조율은 사건 당사자들이 알기 어렵다”며 “경찰 내부에서 협의 과정을 세밀하게 청취했다면 공무상 비밀누설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동작서는 2024년 8월 내사 착수 4개월 만에 김 의원의 부인 이씨를 불입건 처분했다. 그러나 내사 종결 1년여 만인 지난달 이씨와 조진희 전 동작구의회 부의장, 김 의원 등이 ‘구의회 업무추진비 유용’을 인정하는 취지의 통화를 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찰은 재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김 의원이 의원실 보좌직원에게 부인이 법인카드를 결제한 식당 폐회로텔레비전 영상이 유출되지 않게 하라고 지시한 통화 녹취도 공개됐고, 또 다른 보좌직원은 지난해 11월 경찰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식당 사장들 조사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내사 종결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대장 박삼현)는 2024년 총선을 앞두고 김 의원의 금품 수수 의혹이 담긴 탄원서를 작성해 민주당에 제출한 전직 동작구의원 2명을 8일과 9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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