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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지하철 탑승시위 지방선거까지 ‘잠시 멈춤’…이동권 요구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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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지하철 탑승시위 지방선거까지 ‘잠시 멈춤’…이동권 요구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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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7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과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조해영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7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과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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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 다 생겼다는데 어쩔래!”



7일 아침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지하철 안에 있던 한 시민이 승강장에서 출근길 시위를 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을 향해 쏘아붙였다. 마이크를 쥔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답할 새도 없이, 출근길 시민을 태운 만원 열차는 문을 닫고 다음 행선지인 동대문역을 향해 출발했다.



전장연은 이날 2021년 12월3일부터 진행한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지하철 탑승) 시위를 오는 6월3일 지방선거까지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전날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시위 현장을 방문해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들과 간담회를 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박 대표는 “(장애인의 권리에) 무관심하고 무책임했던 정치로 인해 지금까지 장애인들이 시민으로 함께 살아갈 기본적 권리가 지켜지지 않았다”며 “정치가 대화를 통해 책임지고 해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믿고 출근길 지하철에 탑승하는 지하철 행동을 멈추고 지방선거까지 유보하겠다”고 말했다.



전장연은 4년여 동안 991회에 걸쳐 지하철역에서 장애인 권리 보장을 요구하는 시위를 했고, 이 중 68회는 지하철 탑승 시위 형태였다. 전장연 사무실이 있는 혜화역을 중심으로 시청역과 서울역, 광화문역 등 서울 주요 역사를 오갔다. 이들을 막으려는 경찰·서울교통공사와의 충돌, 지하철 연착 등으로 시민들의 눈총을 받는 일이 많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출근 방해는 사회적 테러”, “전장연은 사실상 비뚤어진 강자”라고 주장했다. 이형숙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많은 정치인이 전장연을 욕하고 혐오를 조장하며 (비장애인 시민과) 갈라치기 했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전장연을 상대로 교통방해·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 6건, 손해배상 청구 4건을 제기했다.



그런데도 지하철 탑승 시위가 이어진 건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과 ‘지역사회 자립’ 요구가 수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서울시는 지하철 전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약자와의 동행’을 실현했다고 홍보했지만, 서울교통공사 운영 지하철역에 한정된 설명으로 한국철도공사 관할 전철역 등을 포함해 엘리베이터조차 설치되지 않은 역은 여전히 존재한다. 박 대표는 “지하철 엘리베이터 문제뿐 아니라 마을버스, 장애인 콜택시 등 문제가 산적해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장애인 이동권은 여전히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고 했다.



장애인이 시설이 아닌 지역 사회에서 비장애인처럼 ‘출근’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제도는 외려 후퇴했다. 서울시의 장애인 맞춤형 고용 사업인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예산은 2024년부터 전액 삭감됐다. 애초 2020년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도입해 다른 지역으로까지 번졌던 사업이다. 전장연은 오는 9일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들과 만나 장애인콜택시 운전원을 추가로 확보하고, 권리중심 장애인 공공일자리 사업 예산을 복원해달라는 요구 두가지를 우선 전할 계획이다.



전장연은 지하철 탑승 시위를 당분간 중단하지만, 손팻말 시위 등은 이어간다. 박 대표는 “협약 요구 내용을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들이 부정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만약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지방선거 이후 다시 지하철 탑승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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