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브뤼셀 유럽의회 앞에서 트랙터와 감자를 동원해 시위하는 농민들 |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연합(EU)과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MERCOSUR)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논의 착수 25년여 만에 체결이 임박하자 분노한 유럽 농민들이 다시 거리로 나온다.
6일(현지시간) 유럽전문매체 유랙티브에 따르면 EU에서 농업 부문이 강한 프랑스, 폴란드, 아일랜드 농민들은 자신들의 강경한 반대에도 EU·메르코수르 FTA 서명이 성사될 것으로 보이자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폴란드 농민들은 오는 9일 수도 바르샤바에서 대거 모여 목소리를 낼 예정이고, 아일랜드에서는 오는 10일 중부 애슬론에 농민 1만명이 결집해 반(反)메르코수르 집회를 한다.
프랑스에선 이미 지난 5일부터 반대 시위가 시작됐다. 프랑스 최대 농민단체인 FNSEA의 아르노 루소 회장은 프랑스 TF1 방송에 이번 주 EU 집행위원회에서 열릴 FTA 협정 추이에 따라 시위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메르코수르와 FTA에 대해 지지세가 강한 독일에서도 오는 8일 전국 곳곳에서 국지적인 도로 봉쇄 시위가 열린다.
EU 회원국들은 오는 9일 브뤼셀에서 이사회를 소집해 이번 FTA 서명 안건을 표결에 부칠 예정인데, 캐스팅보트를 쥔 이탈리아가 찬성으로 돌아서며 가결 쪽으로 추가 급속히 기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탈리아는 당초 역내 농업 보호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며 지난 달 EU 정상회의에서 이 안건에 제동을 걸었으나, EU 집행위원회가 최근 2028∼2034년 예산에 포함된 농업 기금 중 회원국들이 450억 유로(약 76조2천억원)를 먼저 사용하는 방안을 제안하자 입장을 바꿨다.
25년 전 논의가 시작된 EU와 메르코수르의 FTA가 최종 체결되면 27개 회원국을 거느린 EU와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를 아우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지대가 탄생하게 된다.
독일, 스페인, 북유럽 국가들은 미국발 관세, 중국과 경쟁으로 위기에 빠진 역내 수출업계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장 확보가 절실하다며 이 FTA를 강력히 지지하지만, 헝가리와 폴란드 등 일부는 자국 농업 분야의 경쟁력 약화와 농민들의 반발을 의식해 반대한다.
유럽 전역의 농민 수천 명은 지난 달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 기간에도 트랙터를 몰고 집결, EU의 대대적인 농가 보조금 개편으로 농민 지원이 줄어들 수 있다며 FTA를 밀어붙이는 EU 집행부에 분노를 쏟아냈다.
당시 성난 농민들이 알감자를 던지고, 타이어 등을 불태우며 경찰과 격렬히 충돌했고 진압 경찰은 이에 물대포와 최루탄으로 저지하며 EU 본부가 있는 브뤼셀 도심에서는 큰 혼란이 빚어졌다.
EU는 메르코수르와 FTA 체결을 위한 막판 조율 작업 등을 위해 7일 임시 농업 장관회의를 연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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