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생산 독점 협력 등 논의 중”
중국, 차베스 집권 이후 협력 관계 유지
국제법 위반 규탄·‘인내심 전략’ 전망
중국, 차베스 집권 이후 협력 관계 유지
국제법 위반 규탄·‘인내심 전략’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연합뉴스 |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중국과 러시아와의 경제 관계를 끊고 미국과 독점적으로 원유를 수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미국 ABC방송은 6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에 중국, 러시아, 쿠바, 이란 관계자들을 추방하고 경제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가 원유 생산에서 미국과만 독점적으로 협력하며 향후 중질유 판매 시 미국을 우대해야 한다고도 요구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베네수엘라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베네수엘라 원유를 미국 정유사로 수출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합의가 이뤄질 경우 대부분 중국으로 향하던 베네수엘라산 원유 공급 물량을 미국으로 돌리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베네수엘라의 최대 원유 수입국이었다. 베네수엘라 원유의 80%가 중국으로 향하며, 중국은 하루 20만~50만배럴의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수입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일부는 베네수엘라의 차관 상환 자금으로 쓰인다고 추정된다. 윌리엄&메리칼리지가 운영하는 에이드데이터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베네수엘라의 대중국 차관은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중국과 베네수엘라는 1999년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집권 이후 굳건한 협력을 유지해 왔다. 중국과 베네수엘라는 2023년 양국관계를 중국의 최소 수준 외교관계인 ‘전천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미국의 원유 제재 이후 베네수엘라의 중국 의존도는 더욱 높아졌으며 중국은 베네수엘라를 교두보로 중남미에 대한 영향력을 확장해 왔다.
중국의 원유 수입량에서 베네수엘라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5% 미만으로 추산된다. 에너지 안보 측면보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중국 기업의 피해 문제가 먼저 거론된다.
중국 국영 석유회사 중 하나인 CNPC는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인 PDVSA와 합작 투자 회사인 시노벤을 운영하고 있다. 옥스퍼드 에너지 연구소의 중국 에너지 전문가인 미할 메이단은 중국의 소규모 독립 정유업체들이 마두로 정권 축출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다만 중국은 2019년 이후 베네수엘라에 대한 투자를 줄여왔다고 전해진다.
중국 입장에서는 장기적 협력을 약속했던 중남미 국가들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중국은 브라질, 칠레, 페루 등과 자원·물류·인프라·농업협력을 구축하고 있다. 우파 정권이 집권한 볼리비아와 아르헨티나는 지난 몇달간 중국과의 협력을 중단·철회했다고 전해진다.
중국은 오는 4월 미·중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관계를 안정시켜놓고 경제에 집중하려던 계획을 세웠으나 허를 찔린 상황이다. 미국에 대해 국제법 위반을 규탄하며 중남미 국가들이 반발이 임계치를 넘을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심 전략’으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이 나온다.
라이언 하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중국센터소장은 “중국은 베네수엘라 사태 관련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미국을 규탄하며 국제법을 수호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관변논객 후시진은 소셜미디어에 “베네수엘라가 어떻게 변하든, 아마도 중국의 친구로 남을 것”이라고 썼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어떤 구실로든 외부 세력이 베네수엘라 내정에 간섭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미국에 마두로 대통령 부부 석방과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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