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 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일 기자회견에서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는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었다. 국민께 큰 혼란과 불편을 드렸고, 당원께도 큰 상처가 됐다”면서 “국민의힘이 부족했다. 잘못과 책임을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일들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과 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그는 “당의 가치와 방향을 재정립하고, 전 당원의 뜻을 물어 당명 개정을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1주년까지만 해도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고 했다. 거리집회에선 “(계엄에)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고도 했다. 그랬던 장 대표가 “여당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며 고개를 숙였다. 12·3 비상계엄은 민주주의·헌정질서를 유린한 내란이라는 압도적 여론 속에 20%대에 갇혀버린 당 지지율, 비상계엄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윤석열 세력과 절연하지 않으면 5개월 앞 지방선거도 힘들다는 당 안팎의 점증하는 압력이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장 대표 사과는 국민 눈높이에 크게 못 미치는 반쪽짜리였다. 장 대표는 ‘비상계엄 선포’라는 당일 사건에 국한해 사과했다. 잘못된 수단이었으면, 목적은 정당했다는 건가. 그는 윤석열이 내란으로 폭주하도록 길을 닦아준 당의 거수기식 행태에 대해선 일언반구 언급도 없었다. 시민들이 국회 앞에서 군경에 맨몸으로 맞서며 계엄 해제를 요구하던 그 절체절명의 시간에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가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 불참한 것도, 비상계엄 해제 후 당이 윤석열 탄핵·파면을 반대하고 줄기차게 윤석열을 옹호해온 것도 사과하지 않았다. 끝내 이날도 기자 질문은 받지 않은 면피성 사과였다.
장 대표는 12·3 비상계엄을 ‘과거의 일’이라고 했지만, 그걸 ‘현재의 일’로 만드는 게 윤어게인 세력의 준동이다. 장 대표 사과가 진심이라면 그들과 단호하게 절연해야 한다. 그러나 장 대표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극우 인사를 당 윤리위원장에 앉히고, 윤어게인 대표 논객 고성국씨 입당을 받아들였다. “이재명 정권의 독재를 막아내는 데 뜻을 같이한다면 누구와도 힘을 모으겠다”는 장 대표 발언이 윤어게인 세력을 껴안고 가겠다는 걸로 들릴 뿐이다. 말과 행동이 다른 사과는 공허하다. 오죽하면 장 대표 사과 후 당내에서도 “하나마나한 한가한 소리로 들릴 것”(김재섭 의원)이란 반응이 나오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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