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데일리뉴스=박지은기자] 다섯 손주와 함께 자라나는 한 할머니의 일상을 기록한 에세이 『판 깔아주는 흥 많은 할머니』가 출간됐다. 책은 66세의 저자 최윤순이 7년 동안 이어온 '격년제 황혼 육아'의 경험을 담아낸 작품으로, 나이가 들수록 삶이 고요해진다는 통념을 뒤집으며 웃음과 따뜻함이 가득한 두 번째 인생을 보여준다. 그는 두 딸의 육아 휴직 일정에 따라 해마다 손주를 번갈아 돌봤고, 지금도 작은딸 남매의 하원과 학원 픽업을 도맡고 있다. 자신을 "퇴직자가 아닌 여전히 현역"이라 소개하는 이유는, 아이들과 하루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그에게 또 다른 배움의 장이 돼 주기 때문이다.
책은 손주와의 시간이 단순한 돌봄을 넘어, 함께 성장하는 경험으로 확장되는 순간들을 솔직하게 기록한다. 텃밭에서 김밥을 나눠 먹던 소박한 풍경, 제철 농작물을 삶아 이웃에게 전해주던 날들, 나비를 쫓아 뛰던 아이들의 웃음까지. 저자는 그 작은 장면들 속에서 돌봄이 책임이 아니라 서로를 키우는 시간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때로는 장난스럽고 엉뚱한 에피소드도 등장한다. 동네 노래대회에 나간 날,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날, 에세이 공모전에 도전한 날처럼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책 전체에 생동감을 부여한다.
손주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감정 또한 깊게 다가온다. 낮잠을 재우며 손등에 닿던 온기, 손주가 건넨 "할머니한테 엄마 냄새가 나요"라는 말, 손녀가 남긴 명령 편지에서 느꼈던 다정함은 페이지마다 따뜻한 흔적으로 남는다. 함께 놀이판을 펼치고 웃음을 나누는 일상은 '아이를 위한 배려'에서 그치지 않고, 저자 스스로에게 삶의 기운을 되찾는 시간으로 작용한다. 독자는 저자가 왜 이 시간을 "나이 드는 동안 피어난 두 번째 봄"이라 부르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저자는 육아에만 머물지 않는다. 도서관에서 글쓰기 수업을 듣고, 복지관에서 피아노를 배우며, 에세이 공모전에 도전하는 그의 모습은 황혼이 결코 멈춘 시간이 아니라 새로운 속도로 다시 피어나는 시간임을 보여 준다. 사위가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출근하면, 그는 오후에 출근해 손주들의 일과를 돕고, 간식을 챙기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넘어지면 토닥이고, 다투면 천천히 화해를 권하는 일상 속에서 '좋은 어른'이 되고자 하는 조용한 신념이 드러난다. 그 품은 동네 아이들에게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저자 최윤순은 전북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초·중등 영어 교사로 근무했던 교육자다. 은퇴 후에는 손주들과의 시간을 삶의 중심으로 받아들이며, 황혼 육아 속에서 배운 지혜를 글로 기록해왔다. 오랜 교직 경험에서 길어 올린 마음의 언어가 손주들과의 일상 속에서 다시 피어났고, 이 책은 그 여정을 담아낸 첫 번째 에세이다. 그는 "돌봄은 소모가 아니라 나를 다시 살게 하는 힘이었다"라고 말하며, 황혼 속에서 새롭게 발견한 기쁨과 성장을 독자에게 건넨다.
이번 출간과 관련해 미다스북스는 "『판 깔아주는 흥 많은 할머니』는 가족을 돌보며 버티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건네는 다정한 응원"이라며 "누군가를 위해 판을 깔아주고, 그 위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노는 모습을 바라보는 삶의 기쁨이 독자들에게도 오래 남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책은 황혼 육아와 자녀 돌봄에 지친 독자뿐 아니라, 사랑의 모양을 다시 배우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친구처럼 다가갈 것이다.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stardailynews.co.kr
<저작권자 Copyright ⓒ 스타데일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