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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세관장, 제주 지나는 모든 길에서 보이지 않는 국경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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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세관장, 제주 지나는 모든 길에서 보이지 않는 국경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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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현 기자] 세상을 움직이는 건 결국 사람이다. 이슈는 잠시 머물지만, 사람은 오래 남는다. 그래서 국제뉴스 제주본부는 오래 남는 사람들을 기록하려 한다. 이슈보다 더 깊고, 숫자보다 더 따뜻한 사람의 향기를 전하고자 한다. 삶의 무게를 묵묵히 견디며 제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대신 작은 불빛을 따라가는 이들 속에서 문서현기자의 '이슈보다 사람'은 진심의 기록을 남기려 한다.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드는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를 찾아 나선다. [편집자 주]


정진우 제주세관장이 지난 6일 오후 문서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제주세관의 역할과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영상= 제주세관](제주=국제뉴스) 문서현 기자 =사람들은 공항에 내리면 여행을 시작한다. 누군가는 그 순간부터 국경을 지킨다. 세관은 국경선 위에 서 있지 않지만, 모든 출입구에서 국경의 역할을 수행한다. 그래서 세관은 '보이지 않는 국경'이다.

제주공항과 항만, 섬의 해안선까지. 제주를 둘러싼 모든 길목에서 그 국경을 관리하는 사람이 정진우 제주세관장이다.

6일 오후 세관장실에서 만난 정 세관장은 취임 후의 변화를 이렇게 정리했다.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세관, 현장에서 답을 찾는 세관입니다."

그 말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었다. 마약 우범 국가를 출발해 비우범 국가를 경유하는 여행객의 이동 패턴을 분석한 끝에 여행용 캐리어 안에 숨겨진 메트암페타민 총15.5kg을 적발했다. 단순 단속이 아니라, 데이터를 읽어낸 결과였다.


"겉으로 보이는 것만 보고 판단하면 놓치는 게 많습니다." 정 세관장이 강조한 것은 현장의 직관이 아니라 정확한 분석이었다.

이러한 적발 정보는 전국 세관과 공유되어 유사 범죄 차단으로 이어졌다. 여러 차례의 적발이 누적되어 국가 차원의 방어선이 된 것이다.

정진우 제주세관장이 지난 6일 오후 문서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제주세관의 역할과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문서현 기자]

정진우 제주세관장이 지난 6일 오후 문서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제주세관의 역할과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문서현 기자]


제주에 다시 훈풍이 불고 있다. 크루즈가 늘고, 컨테이너선이 취항하고, 국제자유도시로서의 위상이 높아진다. 정 세관장이 취임 후 펼친 정책들은 이 상황 속에서 '관광은 살리되, 안전은 지킨다'는 명제를 실행하는 과정이었다.


먼저 지정면세점 개선이다. 선박 운항 종료로 경영난을 겪던 성산포항 지정면세점을 시내 지정면세점으로 신규 지정했다. 관계기관 간 이해관계가 엇갈렸지만, 정 관장은 한 발씩 조율해나갔다.

정 세관장은 "기업들이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제도에 반영하려 했다"고 강조했다. 결과는 명확했다. 고용 13명 → 30명. 제주 동부지역에 새로운 쇼핑 인프라가 생겼고, 관광객의 편의성도 높아졌다. 정책이 숫자로 증명됐다.

더 극적인 사례는 강정항에 설치된 사후면세 환급증명서 무인수거함이다. 출국 직전 긴 대기시간에 묶여 불만을 쏟아내던 크루즈 관광객들의 모습을 정 세관장은 '현장의 경고'로 받아들였다. 그는 기존 절차를 그대로 두는 대신, "다른 길은 없는지"를 묻는 것부터 시작했다.


정진우 제주세관장이 지난 6일 오후 문서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제주세관의 역할과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문서현 기자]

정진우 제주세관장이 지난 6일 오후 문서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제주세관의 역할과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문서현 기자]


그 결과 무인수거함 도입 이후 크루즈 관광객의 출국 소요시간은 무려 2시간 44분이 줄었다. 단순한 행정 효율 개선이 아니었다. 발이 묶여 있던 시간이 풀리자 관광객들의 도내 체류 동선이 넓어지면서 연간 약 37억원의 지역경제 효과가 발생하면서 그만큼 지역 상권도 숨을 돌릴 여지가 생겼다.

그만큼 지역 상권도 숨을 돌릴 여지가 생겼다.

정 세관장은 "규정 안에서 가능한 방법을 끝까지 찾았을 뿐"이라며 "기존 방식이 안 되면 다른 길을 찾는 것, 그것이 현장 중심 행정"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2시간 44분의 단축은 숫자가 아니라, 제주 지역경제에 열린 '숨골'이었다.

그가 말하는 현장 중심의 행정의 실례는 또 있다. 바로 제주세관의 마약 적발 실적이다. 2025년 제주세관의 마약 적발 실적은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역대 최대 성과다. 그 뒤에는 AI와 빅데이터 분석이 있었다.

정 세관장은 관세청 빅데이터 플랫폼의 '우범여행자 선별 모델'을 적극 활용했다. 수천 명의 여행객 중 마약 밀반입 위험이 높은 사람만을 핀셋처럼 골라내는 방식이다.

정 세관장은 "AI는 사람을 대신하는 게 아니라, 사람의 판단을 더 정확하게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정진우 제주세관장이 지난 6일 오후 문서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제주세관의 역할과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문서현 기자]

정진우 제주세관장이 지난 6일 오후 문서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제주세관의 역할과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문서현 기자]


그 정확성은 부산지방검찰청과의 협력 사례에서 빛났다. 지검으로부터 입수한 마약 밀반입 정보에 기반해 제주공항 입국자를 추적했는데, 인상착의가 실제와 달랐다.

제주세관은 여행자의 이동 경로와 행동 특성, X-ray 판독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메스암페타민 3kg을 캐리어에서 적발했다. 적발 후엔 부산지검과 긴밀히 협력해 잠복수사를 벌여 범죄 연계 가능성까지 사전에 차단했다.

이를 두고 정 세관장은 "단순 적발을 넘어 범죄 연계까지 차단할 수 있었던 것은 관계 기관 간의 긴밀한 협력과 현장에서의 세심한 판단이 결합된 결과"라며 활짝 웃었다. 정 세관장이 강조한 것은 자신의 성과가 아니라 팀의 신뢰였다.

하지만 정 세관장이 직시하는 현실은 장밋빛만은 아니다. 제주항은 감시정을 통한 안정적인 해상 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있지만, 강정항을 비롯한 서귀포 지역은 사정이 다르다. 크루즈 운항이 늘고 해상 물동량이 급증했는데, 감시 인력과 장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성산포 인근 해안에서 마약류가 수차례 발견되면서, 해상을 통한 불법물품 유입이 새로운 양상을 띠고 있다. 관광이 활성화될수록 보안의 공백은 더 크게 벌어진다는 뜻이다.

정 세관장은 "서귀포 지역의 관세행정 지원을 강화해서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고 현장 대응력을 높이려 한다"며 강조했다.

정 세 관장의 목표는 명확했다. 자신의 임기를 보기 좋은 성과로 장식하는 것이 아니라, 제주가 마주할 다음 도전에 대비하는 것이다.

역대 최대 규모의 마약 적발 성과를 낸 정진우 세관장 '성과는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정 세관장은 "성과는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적발이 많다는 건, 그만큼 위험한 물량이 우리 사회로 들어오려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라며 "사실 가장 좋은 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건데, 그럼 또 우리가 놓치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도 든다"며 웃었다.

그렇다. 많이 잡는 것도, 하나도 안 잡히는 것도 모두 불안한 자리. 그래서 세관은 늘 긴장 속에서 일한다.

정진우 제주세관장이 지난 6일 오후 문서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제주세관의 역할과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문서현 기자]

정진우 제주세관장이 지난 6일 오후 문서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제주세관의 역할과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문서현 기자]


정 세관장은 도민들의 적극적인 신고 참여를 당부했다. 그는 "관세청은 '밀수신고 125번' 제보 제도를 통해 국민 참여형 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있다"며 "제보 내용이 실제 밀수로 적발·입증되면 최대 3억 원까지 포상금이 지급되는데, 정부 포상금 가운데서도 가장 큰 수준"이라며 "도민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단 마약 관련 제보는 수사 결과 실제로 밀수가 확인돼야 포상금이 지급된다.

조직 문화에 대한 물음에 정 관장은 직원들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신뢰를 강조했다.

정 세관장은 "서로 신뢰하지 않으면 현장에서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라며 "직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할 때, 그 노력이 국민의 안전으로 이어질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답했다.

그에게 리더십이란 성과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의 판단을 존중하고 그 결과를 견뎌내는 것이었다.

정 세관장은 "제주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전하고 편리한 국제 관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묵묵히 소임을 다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거창한 표현이 아니었다. 담담하고 단호했다.

세관장실을 나오며 정 관장의 눈빛이 기억에 남았다. 질문에 답할 때도, 성과를 말할 때도, 남은 과제를 인정할 때도 시선을 흐리지 않았다. 바로 제주를 지켜내는 정확하고 날카로운 눈빛.

마약을 적발하고 밀수를 차단하며, 한편으로는 관광객의 편의를 챙기고, 지역경제를 살리려 한다. 관광과 안전 사이의 외줄타기를 해내는 사람. 그 사람의 눈은 제주 하늘 아래, 공항과 항만의 모든 출입구에 머물러 있었다. 보이지 않는 국경을 지키는 사람의 눈빛은 그렇게 조용했지만, 분명했다.

민영뉴스통신사 국제뉴스/startto241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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