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미리 알고 있어 변호사 선임” 제보로 수사
부산지검 모습. 연합뉴스 |
법무법인 사무장으로 근무하는 선배 경찰관에게 수사 기밀을 넘긴 부산지역 현직 경찰관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 마약 사범의 제보가 수사 시작점이 됐다.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는 최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경찰관 A 경위(49)와 B 경감(58) 등 4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각각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자신이 담당하던 마약 사건의 공범 진술 내용과 특정인물의 지명 수배 정보 등을 특정 법무법인 사무장에게 누설한 혐의 등을 받는다.
앞서 지난해 8월 검찰은 부산지역 유력 법무법인 대표변호사 C 씨(44)를 뇌물공여와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하고 동료 변호사 D 씨(35)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C 씨는 당시 2021년 2월부터 2023년 6월까지 당시 현직 경찰관을 무등록 사무장으로 내세워 경찰 수배 정보를 제공 받는 등의 명목으로 13회에 걸쳐 2600만 원을 주고, 10회에 걸쳐 형사사건을 소개받고 금원을 지급한 혐의 등을 받는다. D 씨는 2023년 6월부터 2023년 9월까지 해당 법무법인의 사무장으로부터 사기 고소 사건 등을 소개받고 580만 원의 대가를 지급한 혐의를 받는다.
현직 경찰관으로부터 수사 기밀을 수집한 변호사들은 ‘소변감정 결과 필로폰 음성’이라는 정보를 토대로 의뢰인에게 “증거가 없으니 무조건 부인하자”고 종용하거나, 미검거 피의자들에게 휴대전화 유심칩을 교체하게 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검찰은 2024년 11월 ‘변호사가 경찰 수사 정보를 미리 알고 있어서 선임했다’는 한 마약사범의 제보를 받고 이번 수사에 나섰다.
C 씨의 법무법인에서 근무하며 수사 기밀 유출 혐의에 연루된 사무장은 2명이다. 1명은 사건 당시 현직 경찰관 신분이었으며 무등록 사무장으로 근무했다. 다만 2023년 11월 질병으로 사망해 이번 수사 대상에서 빠졌다. 퇴직 경찰관인 나머지 사무장은 현행법상 수사 기밀을 제공받은 이에게 적용할 수 있는 처벌규정이 없어 기소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관들의 비위 사실을 소속 기관에 통보해 징계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지도록 했다”며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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