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12월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라운딩과 세운재정비 촉진지구 정비사업 정체로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들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세운지구 재개발 관련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파이낸셜뉴스] 종묘 앞 약 142m의 고층 건물이 들어서는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을 두고 국가유산청이 서울시의 현장 실증을 막아섰다. 서울시는 유산청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투명하고 객관적인 검증을 추진하자고 맞서고 있다.
이민경 서울시 대변인은 7일 입장문을 통해 "세운4구역 경관 시뮬레이션의 객관적이고 공개적인 검증을 위해 요청한 종묘 정전 상월대 촬영을 국가유산청이 일방적으로 불허한 것"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당초 서울시는 종묘 정전에서 현장설명회를 열고 세운4구역 재개발로 인한 경관 훼손 정도를 직접 설명할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11월 서울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공개한 세운4구역의 경관 시뮬레이션이 왜곡·조작됐다는 여당의 주장을 다시 반박하겠다는 방침이었다.
정부·여당 측은 세운4구역 재개발을 서울시의 원안대로 진행할 경우 종묘 경관 훼손으로 세계문화유산 지정 취소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종묘 인근을 세계유산지구로 지정하고 세계유산영향평가 기준을 마련하는 등 서울시 압박에 나섰다.
서울시는 고층 건물이 들어서도 종묘의 경관에는 훼손이 적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어질 건물과 같은 높이의 애드벌룬을 설치해 하월대 등 주변에서 촬영하는 등 검증을 시도해왔다.
이 대변인은 "검증 결과 바람 등 영향으로 일부 오차는 있었으나 서울시가 기존에 공개한 경관 시뮬레이션이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고 왜곡되지 않았음을 명확히 확인시켜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8일 국가유산청·서울시·기자단·도시계획위원회 위원들이 참여하는 현장 설명회를 종묘 정전 상월대에서 개최해 논란의 핵심 현장을 시민 앞에 그대로 공개하고자 했지만, 국가유산청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촬영을 불허했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유산 보전·관리 및 관람환경 저해'를 불허 이유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가 계획한 설명회 역시 개최가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이 대변인은 "객관적 검증으로 논란을 정리할 기회와 서울시의 노력을 차단한 이번 결정은 국가유산청이 갈등 해결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문을 갖게 한다"며 "오히려 갈등을 장기화하고 불필요한 오해와 불신을 증폭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종묘는 특정 기관이 독점적으로 판단하고 사유화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서울시민 모두가 누리는 공동의 문화유산이며 그 가치를 둘러싼 논쟁 역시 시민 앞에서 투명하게 검증돼야 한다"며 "국가유산청은 종묘 정전 상월대 촬영을 허가하고, 서울시와 함께 공동으로 경관 시뮬레이션 검증에 참여하라"고 요구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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