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워싱턴디시의 존 F. 케네디 공연예술센터에서 열린 하원 공화당 의원 수련회에서 연설을 마치고 떠나는 길에 춤을 추고 있다. AFP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03년) 이라크전 때와 달리 우리는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챙길 것(keep)”이라며 노골적인 석유 확보 욕심을 드러냈다.
6일(현지시각) 엠에스나우(MSNOW·옛 MSNBC)의 시사 프로그램 ‘모닝 조’에서 진행자 조 스카버러는 전날 20분간의 전화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기반 시설을 복구해 석유를 챙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스카버러는 이날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가 모든 것을 통치(run)할 것이라는 대통령 발언은 이라크 침공 때 재앙을 떠올리게 한다’고 묻자, 대통령이 ‘이라크 때와 다른 점이라면 부시 대통령은 석유를 챙기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오일을 챙길 것이다’라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2016년에도 ‘(미국이 이라크에서) 석유를 챙겼어야 했다’고 했다가 논란이 일었지만, 나는 여전히 그렇게 생각한다”면서 “그들(베네수엘라)의 망가진 정유 시설을 재건해, 이번에야말로 우리가 석유를 챙기겠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이 부분에서 ‘오프 더 레코드’(비공개 전제 발언)를 취소하고 자신의 말을 보도해도 좋다고 허락했다고 한다.
미국은 2003년 이라크 침공을 감행했지만 전쟁 명분으로 삼은 대량살상무기(WMD)를 발견하지 못해 정당성을 잃었다. 사담 후세인 체제 전복 뒤로도 민주 정권 수립 실패, 내전 격화 등이 이어지며 막대한 인력과 비용을 들이고도 ‘실패한 전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후보 시절은 물론 취임 뒤에도 ‘이라크전에서 석유를 차지했다면 이득을 얻었을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해 국제법 위반 및 자원 약탈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논란이 됐다.
이날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흥분한 상태였으며,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공격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자부심이 넘쳤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작전이 푸틴, 시진핑, 이란 등에게 미국의 힘을 보여주는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버러는 “대통령이 대놓고 석유를 차지하겠다고 선언했다”며 “이건 미국이 새로운 지정학적 개입 시대에 들어섰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하다. (…) ‘이것은 우리의 반구’라는 국무부 선언에서 보듯, 트럼프의 대담함은 19세기 제국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통치(run)하고 베네수엘라에 매장된 석유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힌 3일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전쟁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사람들이 ‘석유를 위한 전쟁 반대’ ‘카리브해에서 미국은 나가라’ 등의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AFP연합뉴스 |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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