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감소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5년 12월 말 외환보유액은 4280억5000만 달러(약 620조1160억원)로, 직전달 대비 26억 달러(약 3조7600억원) 줄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유가증권(국채·정부기관채·회사채·자산유동화증권)이 3793억5000만 달러에서 3711억2000만 달러로 82억2000만 달러 감소했다.
예치금과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이 각각 54억4000만 달러(264억3000만 달러→318억7000만 달러), 1억5000만 달러(157억4000만 달러→158억9000만 달러) 늘어났지만, 유가증권의 감소분을 상쇄하지 못했다. 전체 외환보유액의 1.1%를 차지하는 금은 47억9000만 달러로 변화가 없었다. 이는 금 가격 변동치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건 2025년 5월 4046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6개월 만이다. 12월 기준으론 1997년(40억 달러 감소) 이후 28년 만에 가장 많이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분기 말엔 외화보유액이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좋은 시그널은 아니다.
[※참고: 분기 말에는 일반적으로 시중은행이 외화 예수금을 중앙은행에 예치하기 때문에 외환보유액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비상계엄 사태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서 1470원까지 치솟았던 2024년 12월에도 외환보유액은 2억1000만 달러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분기 말 효과에 따른 금융기관 외화 예수금 증가와 기타 통화 표시 외화 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이 증가했다"면서도 "외환시장 변동성을 완화하는 조치에 영항을 받아 외환보유액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환율 방어에 자금을 쏟아부은 게 외환보유액 감소로 이어졌단 얘기다.
[사진|뉴시스] |
한은은 2025년 12월 31일 발표한 자료를 통해 2025년 3분기에만 환율 방어를 위해 17억4500만 달러를 순매도했다고 밝혔다. 2025년 4분기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를 웃돌았다는 걸 감안하면 4분기엔 더 큰 규모의 달러를 환율 방어를 위해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외환보유액에 빨간불이 켜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2025년 11월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를 기록했다. 중국이 3조3464억 달러로 1위를 차지했고, 일본(1조3594억 달러)과 스위스(1조588억 달러)가 그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는 4637억 달러를 보유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9위에 이름을 올렸다. 홍콩은 4294억 달러로 10위를 기록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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