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금 장벽' 사라지자 소비자 대이동…SKT 쏠림 뚜렷
지난해 해킹 때보다 충격 커…KT 고객 신뢰 회복에 비상
/그래픽=이지혜 디자인 기자 |
KT가 지난달 31일부터 시행한 '위약금 면제' 조치 이후 일주일간 10만명이 넘는 가입자가 타 통신사로 이탈했다. 이는 지난해 SK텔레콤이 유사한 조치를 시행했을 때보다 많은 수치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6일) KT에서 타사로 이동한 가입자는 2만844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산 휴무일인 일요일(1월 4일) 개통분이 반영된 5일(2만6394명)을 넘어선 수치로 하루 기준 역대 최대 이탈 규모다. 이 중 SK텔레콤으로 이동한 가입자가 1만7106명으로 가장 많았고, LG유플러스 7325명, 알뜰폰으로의 이동이 4013명이었다.
KT의 위약금 면제 시행일인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일주일간 누적 이탈 가입자는 총 10만7499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7월 SK텔레콤이 위약금 면제를 단행한 후 일주일간(7월5~11일) 기록한 이탈자 수 9만6483명을 뛰어넘는 수치다. KT가 1만명 이상 더 많은 가입자를 잃은 셈이다.
앞서 지난해 9월 KT에서 대규모 해킹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에는 예상과 달리 가입자 이탈이 거의 없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9월 KT의 가입 회선 수는 1369만7079개로 전월 대비 오히려 0.02% 증가(2098개↑)했다. 사고 이후에도 가입자 수는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유지했던 것이다.
이는 당시 이동 가능성이 있는 고객군이 이미 상당 부분 SK텔레콤 해킹 사태 때 이탈했으며 위약금 부담, 가족·인터넷 결합상품 약정, 멤버십 혜택 유지 등으로 인해 이동 장벽이 여전히 높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KT의 위약금 면제 발표가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가입자들의 부담이 줄어든 데다, 경쟁사들이 시장에 대규모 보조금을 풀며 번호이동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 주말(3~4일) 서울 내 일명 '성지'로 불리는 휴대폰 판매점에서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 시 최대 70만원대의 추가지원금이 제공됐다. 공시지원금까지 더하면 '아이폰17'이나 '갤럭시S25' 등 최신 프리미엄폰이 '공짜폰'이 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해킹 등 보안 문제에 민감해진 데다, 위약금 면제라는 기회가 맞물리면서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KT로서는 고객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