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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폐점한다는 홈플러스, 채권단 조율 ‘산 넘어 산’

헤럴드경제 강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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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폐점한다는 홈플러스, 채권단 조율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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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채권단 의견 검토 후 회생안 인가 결정
임대점 폐점 진행형…자가 점포 매각 추진도
채권단·정치권·노동자 설득 ‘가시밭길’ 예고
검찰, MBK 김병주 회장 등 4명 구속영장 청구
법원이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에 대해 채권단 의견 조율에 나선 것으로 7일 전해졌다. 사진은 지난달 말 폐점된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가양점 앞에 빨간 신호등이 켜진 모습. 이상섭 기자

법원이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에 대해 채권단 의견 조율에 나선 것으로 7일 전해졌다. 사진은 지난달 말 폐점된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가양점 앞에 빨간 신호등이 켜진 모습.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대형마트 폐점·매각, 슈퍼마켓 분리매각 등을 골자로 한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에 대해 법원이 채권단 의견 조율에 나선다. 채권단의 동의 여부에 따라 청산 절차로 넘어갈 수도 있어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특히 임대 점포에 대한 영업 중단이 이어지면서 노조와 정치권 충돌도 우려된다.

법원, 채권단 의견 1차 접수 후 조율
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가 지난달 29일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대한 채권단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 지난 6일까지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1차 접수했고, 2~3월 중 한 차례 모여 종합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의 법정관리 기한은 9월까지다.

법원은 채권단의 동의 여부에 따라 회생계획안의 인가 여부를 결정한다. 인가를 위해서는 회생담보권자 4분의 3 이상, 회생채권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홈플러스 채권자가 기관·법인·개인 595곳에 이르는 만큼 조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의 의견이 중요하다. 메리츠는 2024년 5월 홈플러스에 1조2000억원 규모 선순위 대출을 해줬고, 아직 받을 돈이 1조원가량 남아있다. 마트 점포 62개를 담보로 잡고 있는 메리츠는 회생절차와 관계없이 담보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회생계획안이 인가되면 홈플러스는 약 3년 간의 회생 기간을 보장받는다. 부결될 경우엔 법원이 티몬 사례처럼 강제 인가를 결정하거나, 회생 절차를 폐지하고 파산·청산 절차로 전환할 수 있다. 회생계획안은 대형마트 41개 폐점, 슈퍼마켓(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 DIP 금융 등 3가지가 골자다.


서울의 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 모습 [연합]

서울의 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 모습 [연합]



마트 41개점 정리…청주 성안점 사례 힘들듯
홈플러스는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임대 점포를 순차적으로 폐점한다. 지난달 말 가양·장림·일산·원천·울산북구점 등 5곳의 영업을 중단했고, 이달 중 시흥·인천계산·안산고잔·천안신방·동촌점 등 5개 지점도 영업을 종료한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 점포는 117개에서 112개로 줄어들게 된다. 여기에 일부 자가 점포는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폐점·매각이 예정된 점포를 둘러싼 진통도 예상된다. 홈플러스 노조 등 홈플러스 사태 해결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도 기자회견을 열고 “(회생계획안은) 경쟁력에 대한 고려 없이 마구잡이 폐점, 매각하는 청산 계획”이라며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자구 노력과 M&A 성사를 촉구했다. 노조는 2월 총력 투쟁도 계획 중이다.


정치권의 중재 등을 통해 임대 점포별로 영업 중단에서 지속으로 계획을 바꿀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청주 성안점이 예외적인 사례라는 게 중론이다. 성안점은 이강일 의원의 중재로 임대인인 마일스톤 자산운용과 홈플러스 측이 2030년 6월까지 영업을 지속하고, 이후 원래 계약대로 2037년까지 영업을 연장할지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범정부TF 구성 카드까지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법원 판단을 기다리는 게 우선이지만, MBK 측이 낸 회생계획안의 방향이 옳지 않다는 데는 의원들이 모두 동의하고 있다”며 “홈플러스를 살리기 위한 MBK 측의 사재 출연, 채권단의 역할 등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수사가 변곡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홈플러스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7일 김병주 MBK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홈플러스 공동대표) 등 경영진 4명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을 예상하고도 대규모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한 후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해 투자자에게 손실을 끼친 혐의다.

이와 관련 홈플러스는 8일 “회사의 마지막 기회마저 위태롭게 하는 매우 심각한 조치”라며 “홈플러스는 ABSTB의 발행이나 재판매 거래에 어떠한 방식으로도 관여한 바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